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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통영 남망산 전망타워 논란- 김성호(거제통영본부장·차장)

  • 기사입력 : 2019-10-13 20: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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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 남망산에 전망타워가 논란이다. 한 민간사업자가 이곳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전망타워를 짓겠다며 통영시에 협의를 신청해 왔기 때문이다. 이 사업자가 계획한 남망산 전망타워는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오스트리아 남부 휴양도시 클라겐푸르트의 피라미덴코겔 타워(Pyramidenkogel Tower)를 본딴 것이다.

    피라미덴코겔 타워는 100m 높이로 솟아오른 목조 전망 탑이다. 오스트리아 최대의 뵈르트 호수를 조망하기 위해 1950년에 처음 전망대를 세웠을 때만 해도 높이 22m의 소박한 타워였지만, 2013년 개보수를 통해 세계 최고 높이의 목재 전망대로 변신했다. 통영시에 전망타워를 제안한 민간사업자도 이 타워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온 듯하다. 단,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라는 수식어를 위해 높이만 110m로 늘렸다.

    모든 계획이 그렇듯 이 전망타워 역시 반대 목소리가 들린다. 크게 보면 세 가지 정도로 추릴 수 있다.

    첫째는 남망산 공원이 갖는 정체성 부분이다. 통영시민들은 시민들이 모금으로 이순신 장군 동상을 세웠을 정도로 남망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둘째는 교통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다. 남망산 공원 입구를 기점으로 강구안 도로변은 통영에서 가장 주차문제가 심각한 지역이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앙시장과 동피랑이 있고 한때 통영에서 가장 잘나가던 항남동 동충 상권이 있는 곳이다. 이곳의 주차와 교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물음이다. 마지막으로 사업자의 역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 5월 설립된 신생 법인이어서 전문성과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세 가지 지적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결국 문제는 남망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애정으로 모아진다. 주차 등 교통문제는 언제나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사업자의 역량 문제 역시 통영시가 앞으로 세부계획을 논의하는 동안 제대로 검증하고 살펴보면 될 일이라 반대거리가 안 된다.

    그러나 남망산의 정체성은 조금 얘기가 다르다. 그동안 남망산은 많은 일들을 겪었다. 1997년 남망산에 시민문화회관을 지을 때도 찬반양론이 크게 일었다. 시민문화회관 수영장을 가리켜 “이순신 장군 동상 밑에 빨가벗는 목욕탕이 웬 말이냐”는 목소리가 거셌다. 친일 논란이 거셀 당시 청마 유치환의 동상이 끌어내려진 곳도 남망산이었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남망산에 대한 개발계획은 터부시됐다.

    이번 목조전망대 사업자 측은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의식한 듯 타당성 조사를 거쳐 남망산과 이순신공원 두 곳 가운데 한 곳을 대상지로 결정하기로 했다. 시의회를 통과해 타당성 연구를 맡기게 된다면 수익성 분석만 말고 남망산의 의미도 함께 알아볼 수 있으면 한다. 이번 기회에 후대에 전해줄 남망산의 밑그림을 제대로 그렸으면 한다.

    김성호(거제통영본부장·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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