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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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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학생 ‘한글 문맹’ 심각”

민중당 경남도당 토론회서 지적
“저학년 때부터 한글 못 익혀
학교급 높아질수록 취학률 급감”

  • 기사입력 : 2019-10-20 20: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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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지역 다문화가정 학생이 1만명에 육박하지만 대다수가 한글 문맹의 벽에 부딪혀 학교 급이 높아질수록 취학률이 낮아지는 등 낮은 교육수준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어 제도권 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민중당 경남도당 주최로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서 열린 토론회에서 경남의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이 소속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한글 교육 실태를 진단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들을 보살피며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학교 밖 한글 교육을 도맡고 있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역부족이라 다른 연계 방안이나 대안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경남 다문화학생 한글 문맹 제로를 위한 정책제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남 다문화학생 한글 문맹 제로를 위한 정책제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오경희 거제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과 류순화 창원지역아동센터연합회 사무국장 등은 주제발제와 토론에서 도내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해마다 느는 추세지만, 상당수 학교 공부가 어려워 그만두는 등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경남도교육청에서 파악한 도내 다문화가정 학생은 모두 9461명으로, 초등생 7741명(전체 학생 수 대비 4.05%), 중학생 1061명(1.17%), 고등생 657명(0.64%)이다.

    전국적으로 집계된 전국 다문화가정 학생 취학률 격차는 초등학교 0.9%p, 중학교 0.28%p, 고등학교 3.6%p, 고등교육 14.8%p를 보였다.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취학률이 급감한다는 의미다. 이들은 학생들이 저학년 때부터 한글 문맹의 벽을 넘지 못해 비롯된 일이라 말했다. 오 거제아동센터연합회장은 그 일례로 “한 초등 2학년 아동은 학교에서 준비물이나 숙제를 알려줘도 쓰지를 못 하니 프린터로 받아오지만, 이 역시 읽지 못해 우리가 받아온 것을 부모에 전화로 알려준다. 학교에선 일기를 안 써온다며 부모에게 제발 한글 지도를 해달라 하는데 어찌 할 수가 없어서, 또 우리가 아동에 말을 시키고 따라 적게 해 일기를 쓰게 하며 한글을 가르친다”고 토로했다.

    오 회장은 “지역센터 사례들에서 공통 문제가 주 양육자인 어머니가 한국어가 서툴러 아동 또한 언어발달이 지연되어 말이 어눌하고 읽기 쓰기가 잘 안 된다.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중도입국한 아동들 모두 마찬가지”라며 “센터에서 6개월~1년 정도 집중교육을 하면 어느정도 나아지지만, 전문성에서 한계가 있는 데다 이미 다른 또래에 비해 학습 수준 차이도 벌어져 한계에 부딪힌다”고 덧붙였다.

    류순화 창원아동센터연합회 사무국장은 대안으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학교생활 부적응 및 학습 부진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지역아동센터 등 지역사회에서 협조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석영철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경남은 전국 3번째로 다문화 학생이 많지만 학교 밖 독립적인 지원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한글 문맹제로 5개년 프로젝트를 수립하거나 지역아동센터 등에 강사단을 파견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래 도교육청 장학사는 토론에서 “한글 책임 교육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인식을 하고 있다. 학교 안 학습클리닉과 맞춤형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고, 김해와 진주에 거점형센터를 마련해 방과 후 또는 주말 한국어교실을 운영하는 등 지원을 차츰 넓히고 있다”며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교육지원 등 정책은 고민하고 살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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