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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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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댓글- 전강준 (경제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9-10-22 20: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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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의 사전적 의미는 인터넷 밑에 남기는 짧은 글이다. 댓글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마음껏 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익명성을 악용하여 남을 공격하고 상습적으로 남을 헐뜯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기도 한다. 최근 숨진 가수 겸 배우였던 설리도 악플(악성 댓글)을 이기지 못했다. 정확한 원인이야 차후 조사결과가 말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악플이 사람을 죽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악플이 달렸길래 목숨까지 버렸을까. 그 궁금증의 답을 알고 난 뒤 깜짝 놀랐다. 노브라나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악플을 많이 받았고, 결국 그것을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겨우 이 정도의 행위로 악플에 시달려 귀한 목숨까지 버렸다면 너무 충격적이다. 사람마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강도는 다르지만 악플의 대상이 된 연예인 등이 너무 쉽게 허물어지는 느낌이다. 현재 인터넷 실명제 논의보다 강직도가 센 마음을 기르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댓글의 탄생은 우리나라 인터넷 초창기인 유즈넷(USENET)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와 있다. 유즈넷은 지난 1979년쯤 몇몇 학생들이 서로 떨어져 있는 학교들 간의 컴퓨터를 연결한 네트워크를 구상하면서부터 만들어졌고, 여기서 답장 등의 의미로 댓글이 나오게 됐다. 댓글이 네티즌들의 토론과 지식 공유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기도 했다. 오히려 본문보다 댓글이 더 재미있고, 생각지도 않은 정보를 알려줬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폐단은 깊어졌다.

    ▼우리 속담에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는 말이 있다. 들은 귀는 천년 동안 기억하지만, 말한 입은 사흘도 못 가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아무 말 대잔치가 들은 사람의 가슴에 비수로 꽂혀 평생 묻힌 채 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칼과 총에 맞아 죽은 사람보다 혀 끝에 맞아 죽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말의 폐단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준다. 현재의 상황도 비슷하다. 혀 끝에 추가적으로 손가락 끝인 댓글까지 우리의 인생이 여기에 걸려 있음이 비참해진다.

    전강준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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