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8일 (목)
전체메뉴

[기고] 함안 가야리 유적 사적 지정의 의미- 조웅제(함안군 부군수)

  • 기사입력 : 2019-10-22 20:31:30
  •   

  • 함안 가야리 유적이 지난 21일 국가 사적으로 최종 지정됐다. 이는 함안군은 물론 경남도 나아가 가야사 연구복원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가야문화권 전체의 경사다. 가야리 유적의 사적 지정은 1963년도 말이산고분군과 성산산성 이후 첫 사적 지정으로 함안군 역사에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군은 이를 기념하고 향후 가야사 복원의 의지를 담은 비전 선포식을 오는 31일 갖는다.

    가야리 유적이 사적으로 최종 확정되기까지 많은 사연들이 있다. 이곳은 구전과 함안의 조선시대 인문지리지인 함주지를 통해 가야국의 옛터로 전해져 왔다. 유적지에 접한 마을명이 가야동이고 인근에 말이산고분군과 봉산 산성도 있으나 본격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차에 지난해 4월 땅 소유자가 경작을 위해 터파기 작업을 하던 중 유적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흙벽 중간에 숯가루 등 인위적인 성벽 축성 흔적이 나왔고 당시 경남도 가야사연구복원추진단장을 맡고 있던 필자도 현장에 합류해 가야시대 토층 흔적으로 판단된다는 확신에 찬 전문가 의견에 함께 만세를 불렀던 때가 벌써 1년 6개월이 됐다. 이어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의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졌고 토성벽에서 일렬로 이어지는 나무 기둥(목주) 흔적 등 가야시대 성벽의 증거들이 하나씩 나타났다.

    그러나 조사과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조사대상 부지가 사유지로 소유자가 장기간 사용 동의는 힘들다는 것이었다. 지속적인 조사를 위해 당장 함안군의 예산으로 부지를 매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조사대상 부지를 사적으로 조속히 지정 매입 후 시간을 갖고 정밀 조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적 지정은 준비 절차 등 보통 2년 이상 소요됐다. 우리 군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사적 지정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청 관계자를 수시로 현장에 초청하여 유적의 실체를 알리고 사적 지정의 시급성을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현장을 방문한 문화재청 전문가는 가야리 유적의 실체규명을 위해 최대한 빨리, 조사에 필요한 충분한 면적을 사적으로 지정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해 주었다. 결국 지난 신청 면적(3만㎡)보다 휠씬 규모가 큰 19만5000㎡ 규모로 신청 5개월 만에 사적으로 최종 지정됐다.

    이렇게 신속하게 사적으로 지정된 가장 큰 이유는 가야리 유적의 역사적 가치의 탁월함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가야리 유적 조사는 이제 시작 단계이다. 가야리 유적이 아라가야왕궁지 유적으로 변경 발전하기 위해서는 성벽뿐만 아니라 왕궁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 군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정밀조사를 통해 왕궁지를 확인하고 이를 함안인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것이다.

    조웅제(함안군 부군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