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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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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청년친화도시를 만들자- 정규식(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9-12-15 20: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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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은 소년시절을 지나 청년이 되고, 중년의 세월이 흘러 노후의 삶을 살다 생을 마감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저출생 고령화 문제로 인구의 분포가 점차 역삼각형으로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인구감소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를 심각하게 일으키고, 결국 인구절벽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그 해법 중의 가장 효과적 방법은 청년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일자리, 주거, 보육, 부채, 창업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회 진출의 첫발이 곧 취업절벽이고, 기득권의 틈바구니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는 암울한 청년세대들이다. 기가 죽은 공시족이 40만명을 넘고, 청년구직 단념자가 30만명이다. 저성장 기조에 고용 기회는 점차 줄어들고, 결혼도 출산도 인간관계도 포기하는 ‘N포세대’의 탄식은 가슴을 저미게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성세대의 기득권과 자원을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즉 청년에게 미래주도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교육지원이 필요하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청년 인지적 사고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청년 인지적 사고 감수성’이란 무엇일까? 가톨릭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 시대에 함께 살아야 할 행복 10계명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 ‘젊은 세대에게 가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줄 혁신적 방법을 찾자’라는 계명을 되새긴다.

    도시정책도 이제 청년을 배려해야 한다. 도시는 공존의 가치가 정책으로 구현돼야 하는 곳이다. 도시는 이제 더 이상 성장과 개발의 대상이 아니며, 인간의 지혜, 배려, 동기, 상상력, 창조성이 도시의 중요한 자원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 인지적 사고 감수성’이 있는 청년친화 도시정책은 확산돼야 한다.

    청년은 미래사회에 우리사회의 주축이 될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사회구성원으로서 보호하고 육성돼야 하며, 올곧게 성장시켜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할 집단이다. 청년이 바로서야 국가 성장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청년 붕괴라는 엄청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온전히 평등으로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정의와 인도주의 실천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선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적 합의가 갖춰졌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내일의 세대를 열어갈 청년, 그들은 인생여정에서 가장 가슴 뛰고 젊음으로 활짝 피어나는 소중한 시간이다. 우리헌법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돼 있다. 과연 국가는 청년에게 삶의 터전이나 일자리를 원만하게 기회 제공을 했는지? ‘청년 기본법’은 예전에 폐기됐다가 20대 국회에서 다시 합의해 상정돼 3년 반이나 지나서 법사위를 통과 했으나,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법률을 통해 청년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고통인 고용, 주거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실질적 도움이 돼야 할 것이다.

    경남도는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의 ‘청년정주여건 분과위원회’에서 청년들이 참여해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다른 광역자치단체 보다 발 빠르게 청년친화 도시정책에 시동을 걸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내년부터 기초 자치단체에 ‘청년친화도시’를 공모로 선정해 청년문화를 선도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존의 가치가 청년친화도시로서 지속가능한 정책이 돼 그들에게는 높은 장벽을 넘는 ‘희망의 사다리’가 되고 청년친화 도시브랜드가 공유되기를 희망한다.

    끝으로, 민태원님의 ‘청춘예찬’을 기억한다. ‘빛나는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년들의 뜨거운 열정은 계속돼야 한다. 아직 식지 않은 가슴을 다시 뛰게 하자, 청춘의 끓는 피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정규식(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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