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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라떼는 말이야- 강지현(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20-01-09 20: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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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떼는 말이야~” “라떼? 그거 뜨거운 우유를 탄 에스프레소 커피잖아.” 이 대화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 당신은 요즘 말로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에 가깝다. ‘Latte is a horse’로도 쓰이는 ‘라떼는 말이야’는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 용어’이기 때문이다. Latte is a horse를 직역하면 ‘라떼는 말이야’가 되고, 두음법칙을 적용해 살짝 비틀면 ‘나 때는 말이야’가 된다. “나 때는 말이야”로 운을 뗀 후 잔소리를 늘어놓는 기성세대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풍자다.

    ▼이 말은 지난해 삼성생명 광고에 쓰이며 유명해졌다.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편의점 CU는 최근 카페라떼맛 과자 ‘라떼는 말이야’를 출시했고 카카오톡은 ‘꼰대티콘- 꼰대 김부장’ 이모티콘을 선보였다. “세상 참 좋아졌어” “내가 다~ 해봐서 아는데”라고 말하는 중년 남성이 주인공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관련 휴대폰 케이스가 판매되고, 플레인이라는 가수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제목의 앨범을 내기도 했다.

    ▼‘라떼는 말이야’는 세대 갈등의 상징이자 꼰대를 비판하는 말이기도 하다. ‘꼰대 말투’로도 불린다. 꼰대의 명성은 이제 해외에서도 알아줄 정도다. 지난해 9월 영국 BBC는 공식 페이스북에 ‘오늘의 단어’로 ‘Kkondae(꼰대)’를 소개하며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 풀이했다. ‘꼰대’는 세계적인 ‘불통의 대표주자’가 됐다.

    ▼20~30대가 열광하는 직통령(직장인들의 대통령) ‘펭수’는 “나 때는 말이야”라고 하는 선배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알아서 할게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되는 거예요.” 펭수 말대로 나이는 권력이 아니다. 하지만 입을 닫고 말을 아낀다고 꼰대가 아닌 건 아니듯, 귀를 닫고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않으면 그 또한 꼰대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는 서로가 서로에게 ‘미운 꼰대’가 아닌 ‘건강한 멘토’가 되는 한 해이길 소망한다.

    강지현(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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