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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고성군의회 5분 발언에 주목한다- 허충호(사천고성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20-01-19 20: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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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일 열린 고성군의회 제 24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장에서 눈에 띄는 5분 자유발언 2건이 있었다.

    이날 하창현 의원과 김향숙 의원은 각각 단상에 올라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하 의원의 발언 요지는 의정활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해 군민들이 의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각 상임위와 본회의의 의사결정 과정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군의회 누리집에 영상을 올림으로써 주권자인 군민들이 알기 쉽도록 전달하는 체계를 갖추자는 것이다. 그는 도내 18개 시군 중 고성, 남해, 함안, 하동, 산청군의회를 제외한 13개 시군이 이런 의사결정 공개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의회와 집행부의 결단을 요구했다.

    김향숙 의원은 시책일몰제를 들고 나왔다. 행정력과 예산 투입에 대비해 효과가 낮은 시책과 답습적인 시책 중 환경변화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져 실익 없는 사업을 폐지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매년 예산 편성 시기만 되면 예산부서와 각 부서에서 재원 부족이라는 현실적 어려움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시책일몰제 대상은 투자 대비 성과가 미흡해 더 이상 실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이미 목적을 이미 달성한 시책, 군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불편을 준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이다. 김 의원은 새로운 사업 발굴 못지않게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하게 폐지하는 결단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두 의미 있는 제안들이라 평가된다. 의정활동 상황을 실시간 중계함으로써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고 실효성 없는 시책을 과감히 폐기해 새 사업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신동력을 확보하자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현실성 있는 제안으로 들린다.

    하지만 두 의원의 발언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저 액면 그대로만 바라볼 수 없는 그 무엇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의정활동을 실시간으로 중계하자는 것은 의정이 밀실에서 논의되는 사례가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시책일몰제를 도입하자고 하는 것은 현재 군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책 중 특정한 무엇인가를 과감히 폐기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물론 두 의원은 이런 특정한 의도를 갖고 제안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순수하게 대승적인 관점에서 군과 의정 발전을 위한 선진적 제안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제안들의 배경에 혹여 의회 대 집행부, 의회 내 갈등이 깔려 있는 것이라면 의정과 군정 간 갈등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두 의원의 속내야 알 길 없지만, 본연의 목적대로 이뤄졌으면 한다.

    허충호(사천고성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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