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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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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열린 의회’ 역행하는 함안군의회

  • 기사입력 : 2020-01-29 20: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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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전국의 자치단체 의회는 투명한 의회, 소통하는 의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와중에 함안군의회가 ‘열린 의회’에 역행하는 의정활동을 하고 있어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고 한다. 함안군의회는 의정활동을 실시간 공개하는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을 구축키 위해 편성된 ‘디지털 미디어 방송시스템 설치 사업비’ 7억원의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가관인 것은 ‘구체적 설명’도 없이 의원 10명 ‘전원’이 삭감에 찬성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주민들은 “거꾸로 가는 의회다, 주민대표들이 일하는 곳이 맞느냐”며 힐난하고 있다.

    타 자치단체 의회와는 대조적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거창, 창녕, 함양, 합천 등 4개 군의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를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생방송 코너를 클릭하면 누구나 의회의 진행과정을 볼 수 있다. 또 경기도 양평군의회는 주민 누구나 찾아와 의원과 의견을 나누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열린 의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에 12회에 걸쳐 주민간담회를 가졌다. 충남 태안군의회 김기두 의장은 의장실의 문턱을 낮추고 군민과 소통하기 위해 매월 두 차례 ‘열린 의장실’을 운영하는 등 대다수 의회가 투명·소통을 위한 ‘열린 의회’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의회뿐만이 아니다. 경남도의 경우 작년 10월 그동안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지방세심의위 심의과정을 ‘열린 세무법정’을 통해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했고, 올 들어 정례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공기관의 활동은 ‘비공개’에서 ‘더 많은 공개’로 흘러가는 것이 대세다. 사회가 진화될수록, 민주화가 진전될수록 공기관의 업무는 더욱더 양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 세상은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함안군의회는 음지에서 의정활동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의회는 지역주민들을 대표하는 투명집합체가 아닌가. 함안군의회는 쓸데없는 특권의식(?)에서 벗어나 추경을 통해 다른 의회보다 더욱 투명한, 더욱 감시받는 장치들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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