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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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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17) 진정자약(鎭定自若)

- 가라앉히고 안정되게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다

  • 기사입력 : 2020-02-25 07: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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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연말부터 중국 무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점점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감염자가 7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7명에 이르렀다. 10여 일 사이에 감염자가 20배로 늘어나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접해 있고, 중국과 왕래가 많아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발병의 근원지인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라는 야당의 강력한 요구가 있지만,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번 코로나는 사스나 메르스보다 전염성이 강하고, 사망률도 상당히 높아 많은 국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 앞으로 잘 해결될 수도 있지만, 또 누구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큰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국가경제다. 대기업부터 시작해서 조그만 구멍가게까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 예상된다. 농산물 축산물도 유통이 안 되어 팔지 못 하고 생산지에서 그대로 썩히는 사태에 이르렀다. 병이 완전히 소멸된다 해도 이로 인한 후유증은 상당 기간 갈 것이다.

    얼마 전부터 각종 집회를 연기 혹은 취소하더니, 요즈음은 거의 모든 집회가 다 연기되거나 취소된다. 각종 방송이나 신문도 정규적인 방송이나 보도보다도 종일 코로나에 관한 기사만 계속 전달하고 있다.

    각급 학교는 곧 개학이 다가오지만, 개학을 그대로 해야 할지 연기해야 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이런 판국에 유언비어가 나돌고, 각종 가짜 방송이 판을 쳐서 국민들을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태가 이른바 공황(恐慌)이다. 공황이란 ‘두렵고[恐]’ ‘다급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상태[慌]’를 말한다. 1929년부터 1939년까지 지속된 세계대공황도 경제상황이 나빠진 것이 근본 원인이지만, 당시에 유행한 유언비어 때문에 전 세계 자본주의 국가들을 혼란에 휩쓸리게 한 면도 없지 않았다. 이때 공산주의 노선을 걸어 언론을 통제한 소련은 경제공황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 기회에 도리어 세계의 제2 강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국민들이 침착하지 않고 우왕좌왕하면, 국가가 통제를 못 하여 사회 질서가 무너진다. 그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되어 혼란의 도가니로 빠지게 된다. 나쁜 소문이 계속 퍼져 또다시 나쁜 소문을 생산하면, 일반 국민들은 어느 말이 옳은 말인지, 판단이 안 되어 더욱더 방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가 가일층 위생에 주의하면서 자기 본래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자주 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면서, 마음은 안정되게 침착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개인을 위해서나 사회를 위해서 중요하다.

    * 鎭 : 누를 진. * 定 : 정할 정.

    * 自 : 스스로 자. * 若 : 같을 약.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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