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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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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묻힌 총선… 농어촌 고령 유권자 “후보도 몰라”

감염 우려·생활 걱정에 관심도 낮아
대중교통 이용·투표소 위생 불안감
도선관위,방역·발열체크 등 예방 집중

  • 기사입력 : 2020-04-02 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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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후보·정책도 제대로 모르고 묻지마 투표를 해야 하는 깜깜이선거, 역대 최저 투표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내 농어촌지역 유권자들도 4·15총선에 대한 관심이 낮거나, 관심은 있어도 정보를 얻기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투표소에 가기 꺼리고 투표소에서도 위생에 대한 걱정 때문에 투표를 포기하려는 고령층 유권자도 다수 있다.

    전 국민적 관심이 코로나19에 쏠려 있다보니 삼삼오오 모여도 감염 확산 걱정, 먹고사는 걱정에 대한 이야기만 할 뿐 총선 관련 이슈는 화젯거리에 잘 오르지 않는다.

    4일 오전 창원시 진해구 도천초등학교에 설치된 중앙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김승권 기자/
    한 시민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경남신문 자료사진/

    통영시 도산면 이선자(68)씨는 “여러 명 출마했다고 하는데 1~2명만 알지 나머지는 누가 출마했는지 모른다. 코로나19에 대해 얘기하는 주민들이 많지 선거엔 관심이 가지 않는 편”이라며 “통영은 아직 코로나 확진자가 없는 청정지역인데 코로나나 이대로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제시 장목면 박재도(72)씨는 “마을사람들과 만나도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고 장사가 안 된다는 얘기만 주로 한다”며 “자식과 지인들도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다 보니 선거 얘기는 뒷전”이라고 말했다.

    섬마을인 통영시 한산면 추원마을 강시자(61)씨는 “지난 선거 때는 섬에 유세차량도 한 번씩 오고해서 선거 분위기가 느껴졌는데 지금은 선거하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것 같다”며 “주변에서도 선거 얘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어른들 대부분이 누가 나오는지도 잘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2일부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식선거기간이 시작됐지만 침체된 경제사정과 사회분위기를 감안해 많은 후보들이 시끄러운 유세보다는 조용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운집하는 공공시설 등이 폐쇄되거나 축소 운영되면서 자연스레 총선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나 인접 지역에서는 감염 우려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다.

    창녕군 성산면에 사는 김모(65·여)씨는 “예전 선거철에는 장날이면 출마자들을 다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창녕읍의 장날도 서지 않아 유세도 없을 것이고 해서 누가 나왔는지 더 못 보게 됐다”며 “촌에 사는 노인들은 누가 차를 태워 줘야 투표하러 갈 수 있는데 나이 많은 노인들이 한 차에 가득 타고 가는 것도 불안해 그냥 꼼짝 안 하는 게 상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투표를 안 하겠다고 생각하니까 선거에 관심이 더 없어졌다”면서 “선거고 뭐고 빨리 코로나나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령군 낙서면에 사는 이모(65)씨는 “진주, 창녕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거의 읍내에 나가지 않고 있다. 선거를 한다는 것은 아는데 온통 코로나 뉴스 때문에 어디 누가 선거에 나오는지 다 모르겠다”며 “이번에 밀양 사람들만 다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본 적도 없고 의령 사람이 아니라서 이야기를 들었어도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씨는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출마자들이 농촌에 코로나를 옮길까봐 더 걱정이다”면서 “투표하는 것도 다른 사람 만진 도장을 다 만지게 될텐데 투표소 찾아가는 것도 겁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발열체크 등 예방활동에 집중하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선관위는 투표 전날인 14일까지 도내 305개 사전투표소와 940개 선거일 투표소에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방역완료 후에는 투표개시 전까지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한다. 또 (사전)투표일에 투표소에서 선거인의 줄 간격을 1m 이상 유지하고, 투표소 입구에 발열체크 전담인력을 배치해 비접촉식 체온계로 발열체크를 한다. 모든 투표사무원과 참관인은 마스크 및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선거인이 접촉하는 기표대, 기표용구, 투표함 등 모든 물품·장비와 출입문 등은 수시로 소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선거인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 설치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하게 하고, 임시기표소는 주기적으로 소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앞서 지난 3월 28일까지 거소투표 신청을 한 확진자들은 자택이나 입원 중인 병원 등에서 거소투표할 수 있다.

    김희진·김성호·김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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