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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코로나19 팬데믹, 누구를 먼저 살릴 것인가- 남선희(창원 계영윈테크 대표)

  • 기사입력 : 2020-04-12 20: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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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년전과 오늘 마치 샴쌍동이처럼 바이러스가 출현했다. 페스트로 엄청난 인명이 희생됐고 산업구조의 틀은 완전히 붕괴되어 굳건한 중세의 봉건제가 붕괴되고 르네상스가 왔다. 하지만 지금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두 개의 패권국가인 중국과 미국이 벌이던 무역전쟁은 코로나19에 묻혀버렸고 각국은 살 길을 찾아 우왕좌왕하는 처지가 됐다. 4차산업 혁명을 운운할 필요도 없이 산업현장은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고 이로인해 부의 재분배는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다.

    페스트의 확산 원인이 실크로드를 이용한 빈번한 외부 접촉이 원인이었듯이 코로나19도 인류 역사상 최고로 발달된 항공과 선박의 운송로를 따라 순식간에 번졌다. 이제 사람들은 경제활동이 목적이 아니라 생존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이런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국가의 재정은 누구에게 쓰여져야 하는가. 바로 가장 약한 고리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경제적 취약계층이다. 하지만 시스템과 교본대로 움직이는 금융기관과 보증기관 그리고 관료들이 할 수 있는 한계는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 4대 보험이나 세금을 제대로 낼 돈도 없는 중소기업은 제외될 것이고, 4대 보험에 미가입된 영세업자, 거기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여지없이 걸러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나마 힘있고 우량한 기업들이 자금을 독차지하며 돈의 흐름은 왜곡될 것이다. 구제금융과 금융대란 후에 나타난 부의 불균형이 그걸 증명한다. 지금은 국가위기 싱황이다. 기존 시스템이나 매뉴얼에 따라서 재정을 집행하기에 앞서 특별한 상상력이 필요할 때다. 돈의 흐름이 중간에서 막혀버리고 산업의 가장 밑바닥까지 뻗치지 못하면 산업의 근간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만다.

    정부당국이나 도나 시의 관계자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당국자들은 마음가짐부터 바꿔야 한다. 우선 욕얻어 먹을 준비를 하고 국민의 품속으로 파고 들어가야 한다. 나중에 문책이 두렵거나 부실이 나타날 우려를 한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진짜 내 가족이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서야 한다.

    지금은 대출해주기 쉬운 기업을 찾아 생색을 내거나 선심을 쓸 때가 아니다. 요건을 잘 갖춘 우량기업이 아니라 죽어가는 수많은 영세소상공인들, 4대 보험에서 제외되어 해고되어도 고용보험적용을 못받는 근로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정부 직대를 늘려라. 둘째, 새로운 재정지출도 중요하지만 기존 대출상환을 유예하라. 셋째,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고 단기 일자리라도 늘려라.

    국가 재정은 이럴 때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닌가. 신용의 조달, 유리한 교역조건, 값싼 노동력이 가공할 재앙 앞에 무너지고 눈에 보이지 않고 원인도 알 수 없는 페스트를 피해 환자 발생 가옥에 못질을 하거나 불을 태우거나 도망가야 했던 중세의 그늘이 잘못하면 그대로 드리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반복되는 역사 앞에서 보이지 않는 적에게 두 번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 중세처럼 모든 걸 포기하고 ‘카르페 디엠’(현재를 잡아라)을 외칠 게 아니라 모든 의료시스템을 총가동해 환자를 막고 경제적 약자들을 잘 지원해 인류가 새로운 미래로 가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여기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결코 이겨낼 수 없는 대재앙에 다시 맞닥뜨릴지 모른다.

    남선희(창원 계영윈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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