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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문화기획] 5회 맞은 창원조각비엔날레 제기된 과제들

정체성·지역성 찾아야 새로운 길 열린다

  • 기사입력 : 2020-04-22 07: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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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마산합포구 돝섬에서 열린 2012 창원 조각비엔날레.
    창원시 마산합포구 돝섬에서 열린 2012 창원 조각비엔날레.

    오는 9월 2020창원조각비엔날레가 개최된다. 주제는 ‘비조각-가볍거나 유연하거나’. 9월 17일부터 11월 1일까지 46일간 용지공원, 성산아트홀 등에서 열릴 예정이며, 25개국 내외 80~10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창원시는 지난해 김성호 감독을 총감독으로 선임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2020년은 창원조각비엔날레 개최 5회를 맞는 해다. 그동안 제기돼 왔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2020년창원조각비엔날레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조각비엔날레인가, 조각공원화인가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그동안 ‘비엔날레’라기보다 ‘창원시 조각공원화 프로젝트’ 개념으로 진행되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원시는 2012년 20점, 2014년 6점, 2016년 17점, 2018년 15점에 달하는 조각작품들을 매입해 돝섬과 용지공원, 용지호수 일대에 설치했다. 작품의 영구설치가 여타 비엔날레와의 차이점이라는 점을 창원시는 2012년 첫 개최에서부터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창원시내 여유공간마다 조각을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과연 비엔날레 취지에 맞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는 창원조각비엔날레가 ‘비엔날레’라는 이름을 걸고도 현대미술의 최근 담론이나 현상에 대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비엔날레의 특성과는 다른 방향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성호 총감독은 “이번 해에는 비엔날레 순연의 취지와 방향성에 집중하고자 한다. 야외 소장을 위한 영구 소장 작품 매입과 설치에 집중했던 이전 비엔날레와 달리 일부 작품을 매입해 소장하기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비엔날레의 목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부두에 설치된 2014 창원조각비엔날레 작품.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부두에 설치된 2014 창원조각비엔날레 작품.

    ◇2년 준비기간이 무색한 결과들?

    2019안양공공프로젝트 ‘공생도시’는 3년 준비기간에 약 2달간 전시, 약 28억원이 들었다. 2019부산바다미술제 ‘상심의 바다’는 2년 준비기간에 약 1달간 전시, 약 17억원이 소요됐다. 2020창원조각비엔날레는 2년 준비에 약 1달간 전시, 16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타지역의 유사한 미술행사들과 견주어 봤을 때, 창원조각비엔날레가 갖춘 예산과 전시기간 등 기본조건은 결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지난 네 차례 개최 이후 ‘연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이 별로 없다’는 평가가 따라왔다.

    도내 한 조각가는 “총감독이 선임한 ‘검증된 작가의 작품 설치’가 위주였다고 본다. 그 결과 주제와 딱히 연관성 없는 작품들이 상당수를 이뤘다고 평가하고 싶다”며 “2년 간의 준비기간이 단순히 총감독을 뽑고, 작품을 사고, 설치하고, 실적을 입증하는 기간으로 사용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매년 각 작품의 매입가격 책정은 역대 총감독들의 재량이었고,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감독이 섭외해온 외부작가들 좋은 일만 시킨다’는 말들이 지역예술계에 심심찮게 돌았다.

    도내 한 설치미술가는 “창원은 비엔날레를 개최할 기본적 토대 없이 비엔날레라는 이름을 가져다 써왔다고 생각한다. 5회를 맞아 준비 과정과 발전 방향 등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재검토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 의창구 용지호수공원의 2016 창원조각비엔날레 작품들.
    창원시 의창구 용지호수공원의 2016 창원조각비엔날레 작품들.

    ◇창원이란 지역이 중심이 되고 있는가?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창원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가?’하는 의문은 매해 제기되어 왔다. 이는 비엔날레 전반에 반영된 장소성이나 주제와 지역의 연관성, 지역작가 참여도 등으로 가늠할 수 있다. 창원이라는 장소와 조각이라는 장르를 잘 접합한 주제와 작업 결과를 내놓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

    도내 한 조각가는 “2014년 치러졌던 비엔날레는 돝섬과 마산 중앙부두, 마산합포구 원도심, 부림시장 등 작가의 입주공간과 문화적 맥락을 살핀 뒤 진행된 작업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하지만 이후에 치러진 비엔날레들은 지역성 반영에 있어서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를테면 2년 간 작가 입주 및 지역민과의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 후에 비엔날레 기간에 그 결과를 보여주는 식으로, 2년 간의 과정 자체가 작업의 일부분이 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미술계에서는 지역작가 소외에 대한 지적도 매해 제기되어 왔다. 일례로, 2016년 비엔날레에는 118명 참여작가 중 지역작가는 단 8명이었다. 이는 예술감독 1인 체제가 빚은 참담한 결과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역작가 커미셔너 등을 기용해 타지역과 지역에 대한 수평적 기획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창원문화재단 측은 “이번 해에는 창원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이전보다 많은 비율로 초대한다”고 밝혔다. 공모를 통해 특별전2의 큐레이터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의 공모를 통해 선발해 ‘특별전2 아시아 청년 미디어 조각전’의 기획과 진행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20-45세에 해당하는 경남, 부산, 울산 지역의 ‘2인 이상의 한 기획팀’을 선정하고 같은 연령대의 아시아 청년 미디어 조각가를 초대하는 기획이다.

    아울러 창원, 마산, 진해 미술협회의 추천과 협의를 거쳐 참여 지역작가 수를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도 밝혀 어떤 작가들이 얼마나 참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창원문화재단 측은 “참여작가 선정은 감독이 제시하는 주제에 부합하는 작품을 평소에 발표해 왔는지 여부에 대한 감독의 판단을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창원 용지공원에 설치된 2018창원조각비엔날레 작품./경남신문DB/
    창원 용지공원에 설치된 2018창원조각비엔날레 작품./경남신문DB/

    ◇창원시민조차 잘 모르는 비엔날레?

    ‘김종영, 문신,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 등 한국 조각계의 거장들을 배출한 도시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의 조각 비엔날레’라는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창원에서 조각비엔날레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시민이 다수다. 대내외 홍보 부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다.

    이에 대해 창원문화재단 측은 “비엔날레를 대표할 캐릭터 개발과 조각을 기초로 한 커뮤니티 아트 초대를 통해 출품작과 시민참여가 연동되는 프로그램을 진행, 창원시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 김성호 총감독은 베이징의 미디어 그룹 아트론과 협업을 통해 대외적인 홍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 총감독은 “올해 초 베이징을 방문해 홍보관련 협업 논의를 마쳤다. 세부적인 내용은 기획 중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창원시민이 만든 콘텐츠로 비엔날레를 홍보한다’는 취지 하에 홍보 서포터즈 50여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매월 개인 SNS에 비엔날레 소식을 업로드하고, 창원시 내 인구 밀집지역을 방문해 면대면 프로모션 활동을 벌여 비엔날레 개최를 홍보하게 된다. 이후 이러한 홍보활동에 대한 평가와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홍보수단 개발도 5회를 맞은 비엔날레의 중요과제로 남겨졌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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