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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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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국회의원 공약완료율 30.62%… 전국 최하위권

노회찬 사망, 이군현·엄용수 의원직 상실 등 ‘우여곡절’
공약완료율 30.62% 전국 최하위권
상임위·본회의 출석률은 양호

  • 기사입력 : 2020-05-21 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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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국회’라는 오명으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20대 국회가 지난 20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오는 30일 21대 국회가 개원한다.

    경남지역 정치권도 4년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임기 중간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사망하고 이군현·엄용수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경수 의원은 중도사퇴해 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1대 총선을 앞두고는 서형수·김성찬·여상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주영·김재경 ·김한표 의원이 미래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배제) 됐다. 강석진 의원은 낙선했다.

    이로써 2016년 20대 국회 출범 당시 도내의원 16명 가운데 절반인 11명이 의원직 상실과 공천탈락 등의 사유로 국회를 떠난다.

    국회 홈페이지 ‘열린국회정보’와 참여연대 국회감시전문사이트인 ‘열려라 국회’를 확인한 결과, 도내 의원들의 의정활동 실적은 그렇게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위 출석률 100%는 민홍철·김한표·여영국 의원 3명에 불과하다. 김정호·김재경·정점식·여영국 의원 등 4명은 발의 법안이 단 한 건도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친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친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의정활동=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2월 20대 국회의원 공약완료율을 집계했다. 경남지역 의원 공약완료율은 30.62%로 충남(25.93%)에 이어 전국 최하위권이다. 반면 충북지역 공약완료율이 56.84%로 가장 높고, 부산 55.61%, 경기 54.53% 순으로 상대적으로 높다.

    21일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집계한 ‘열린국회정보’와 ‘열려라 국회’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도내 의원 법안 대표발의 실적과 이에 따른 원안·수정가결 실적은 저조하다. 김재경·김정호·여영국·정점식 의원은 가결 법안이 한 건도 없다. 정점식·여영국 의원은 보궐선거에 당선된 지 1년 정도여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지만 4선 김재경 의원에 대해서는 시민단체 등에서도 지적이 있었다. 반면 법안 발의수는 민홍철 의원이 도내 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98건, 이어 서형수·윤영석 의원이 68건씩이다. 가결 건수도 민홍철 의원이 13건으로 가장 많다.

    국회 의정활동 충실 지표 가운데 하나로 읽히는 상임위와 본회의 출석률을 보면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특히 김한표·민홍철·여영국 의원은 상임위에 전부 출석했다. 반면 윤한홍(73.19%)·박완수(74.51%) 의원은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강석진·김한표·박대출·여영국 의원 등 4명은 상임위와 본회의 출석률이 모두 90%를 넘었다.

    ◇사망·의원직 상실 등= 20대 국회 경남 정치권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2018년 7월 고(故) 노회찬 전 의원 사망이다. 인터넷 여론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던 노 전 의원은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정의당이 당시 공개한 유서에서 노 전 의원은 불법 자금 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유서에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로부터 4000만원을 받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7월 26일 창원시 반송시장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의 노제에서 여영국 정의당 도당위원장과 상인들이 묵념하고 있다./경남신문DB/
    2018년 7월 26일 창원시 반송시장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의 노제에서 여영국 정의당 도당위원장과 상인들이 묵념하고 있다./경남신문DB/

    의원직 상실도 2건이나 있다.

    통영·고성 지역구 4선 이군현 의원이 보좌진 월급을 빼돌려 불법 정치자금으로 사용하고 후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아 2018년 12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는 20대 총선에선 경쟁 후보가 없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투표로 당선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의 상고심에서 정치자금 불법 수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회계보고 누락에 대해서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 의원은 19대 의원 시절인 2011년 7월~2015년 12월 보좌진 급여 중 2억4600만원을 돌려받아 국회에 등록되지 않은 다른 직원의 급여와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등에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으로 신고하지 않은 예금 계좌에서 사용한 정치자금의 수입·지출 보고를 누락하고, 고등학교 동문인 사업가 허모 씨에게서 2011년 5월 1500만원을 격려금 명목으로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엄용수 의원은 2019년 11월 대법원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잃었다. 엄 의원은 지역 보좌관과 공모해 총선을 앞둔 2016년 4월 초 함안 선거사무소 책임자이던 기업인 안모 씨로부터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선거자금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은 엄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천 물갈이·불출마= 2016년 20대 국회에 입성한 도내 16명 의원 가운데 4년 임기를 채우고 21대 국회에 진출한 ‘생존자’는 5명에 불과하다. 민주당 민홍철 의원, 통합당 박대출·박완수·윤영석·윤한홍 의원 등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민주당에선 일찌감치 서형수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에 임명됐다. 여기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통합당 3선 여상규 의원과 재선 김성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공천과정에서 ‘인위적 물갈이’를 놓고는 반발이 거셌다.

    통합당에선 경남 최다선인 5선 이주영 의원과 4선 김재경 의원, 그리고 재선이지만 원내수석부대표인 김한표 의원을 컷오프했다. 아예 경선기회 조차 주지 않아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들은 막판까지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다 입장을 선회했다.


    민주당은 ‘공항갑질’로 전국적 불명예를 안은 김정호 의원을 컷오프했다가 당사자가 거세게 반발하자 이를 번복했다. 기찬수 전 병무청장과 경선을 실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 결국 김 의원이 공천권을 거머쥐었고 재선 고지를 밟았다. 4·15 총선에서 현역의원의 낙선도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모두 초선 의원이다.

    통합당 강석진 의원은 무소속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맞붙어 석패했다. 김 전 지사는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의 수도권 등 험지출마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고향 선거구 출마를 고집하다 공천에서 배제됐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초선인 강 의원을 눌렀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노회찬 전 의원 사망에 따른 2019년 4·3 보궐선거를 통해 20대 국회에 입성했으나 불과 1년여 만에 ‘금배지’를 반납하게 됐다. 4·15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 이흥석 후보 등과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결국 통합당 강기윤 후보에게 패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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