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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늘의 갈등, 언론은 무엇을 하나”-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 기사입력 : 2020-06-03 20: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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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봉현 전 마산시의회 의장

    정치란 국민을 통합하여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린 언제까지 편을 갈라 싸울 것인가. 그러나 우리네 정치는 통합과는 반대로 갈등을 부추기고 내 편만을 챙기며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원내대표에 선출된 직후 미래통합당의 영남 정당화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주호영 대표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지역프레임은 언론이 만든 것이다.” 필자도 그렇게 본다.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90여%가 훨씬 넘는 민주당 호남독주의 선거결과가 국민통합인 것인가.

    호남에는 보수우파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3~4%밖에 없고 대부분이 진보좌파인가. 이건 절대로 아닐 것이다. 30~40% 대의 민주당 지지가 나오는 영남이 문제인가? 민주당에 거의 몰표 지지를 하는 호남이 문제인가?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려면 언론이 나서야 한다. 호남 사람들에게도 잘못은 잘못이라고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외부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검은 것은 검다고 흰 것은 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 최재형 감사원장의 월성원전 1호기 폐쇄 감사와 관련한 일갈을 우리나라 언론인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언론인의 사명은 무엇일까? 물론 언론도 창간 정신과 주주집단의 성격에 따라서 진보언론 보수언론으로 나눌 수는 있다. 하지만 진실 자체를 왜곡하고 감추거나 회피하려 한다면 이미 언론으로서의 수명은 끝났다고 본다. 오죽했으면 KBS 공영노조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는 보호하고 그 권력에 저항하는 국민을 폭도처럼 보도하는 방송들’이라고까지 하였겠나. ‘언제나 지지합니다’같은 댓글이 수북히 쌓이는 묻지마식 지지자들로 가득한 정당이 민주정당인가. 국정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여당에게 있는데도 무능한 야당을 심판한다는 이상한 논리가 먹혀드는 나라. 전문성 대신에 충성심만 가득한 당료들이 설치면 관료집단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제대로 된 문제 제기조차 하지 않는 언론.

    폴란드 출신 정치학자 브레진스키는 ‘왜 국가는 몰락하는가’라는 물음에 “나라를 자살로 몰고가는 지도자의 어리석은 국가경영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오직 내 편만을 챙기는 국가지도자. 감시와 견제가 존재 이유인 시민단체가 관변 단체화하고 출세의 방편과 정치진입로가 된 나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일본군과 영혼 결혼했다며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막말 쏟아낸 집권 여당 게시판의 현실과 조국 사태를 보면서 또 최근의 정의연 출신 윤미향 국회의원 사건을 접하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이 땅에 정의라는 낱말은 이미 죽은 말이라고 봐야 옳은 것일까.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절의 총리였던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거짓말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통계의 허구성과 신뢰성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통계가 권력의 전유물로 변한 나라에 미래는 없다. 모든 국가기관이 권력의 눈치를 보더라도 언론만은 깨어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의 언론도 그 거짓에 동참하고 있는 권력의 한편은 아닌지, 그래서 더욱 걱정이다.

    윤봉현(전 마산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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