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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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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명과 비한- 김영근(대한한의사협회 전국시도사무국처장협의회장)

  • 기사입력 : 2020-07-13 20: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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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자에 도 및 시군의회 하반기 원 구성이 완료됐다. 예나 지금이나 깔끔하고 매끄럽게 진행됐다는 보도는 보기 어렵다. 그놈의 감투가 뭔지 자리싸움이 씁쓸하다. 이번에는 각 정당 간에 이탈표로 이합집산에 따른 갈등이 표출되었다. 이는 정당정치의 몰이해가 아닌가 싶다. 흔히 권력과 돈, 술은 수명이 없다고 한다. 이 세 가지 올무에 갇혀 한평생 욕망의 늪을 헤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필자도 가슴에 손을 얹고 위선의 가면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반추해 본다.

    사람은 자기에게 이익이 있으면 징그러운 것, 무서운 것도 잊고 용감해진다고 한다. 지도자는 자기와 싸워 이긴 사람이고, 지배자는 다른 사람과 싸워 이긴 사람이다. 지배자는 일시적인 승리자이지만 지도자는 영원히 승리한 사람이다. 수직적, 위계적인 문화에 젖은 탓에 ‘리더(leader)는 곧 지배자’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지배자가 되면 곧 권력을 쥔다는 그릇된 환상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관직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인격이 저열하기 때문이 아니다. 관직의 이권이 크기 때문이다.

    평소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귀울림 증세를 ‘이명증(tinnitus)’이라 하는데, 본인만 알고 다른 사람은 전혀 모르는 증상이다. 반대로 코골이 ‘비한증( snore)’은 다른 사람은 알고 있는데 본인만 모르는 질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가 귀울림 증이나 코골이 증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가 많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사회지도자들이 본인은 심한 비한증에 걸려 있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고, 이명증에 걸린 국민, 근로자, 부하들에게 얼마나 많은 갑질로 고통과 아픔을 주고 있는지 모르면서, 자기만의 아집과 독선으로 강요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용장은 지장만 못하고, 지장은 덕장만 못하다. 학문과 교양을 갖추지 못한 리더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자기 잘못은 스스로 인정하고 남에게 분풀이하지 말며, ‘각근면려(恪勤勉勵)’하는 사람이 훌륭한 인격자다. 그래서 21세기 리더십은 지배와 강요 대신 공감과 소통이란 인품을 요구한다. 리더(leader)가 되려면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더 많이 노력해서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는 사람임을 증명해 보여야 함이다.

    용기와 화해의 화신이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리더십론을 피력하면서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권위가 아니라 실천과 소통, 그리고 국민에게 ‘영감’을 줘 능력 이상을 발휘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구성원들에게 스스로 열정을 일으키도록 동기부여, 성취감, 자부심, 보람과 가치를 느끼게 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돈과 명예를 얻는 데는 성공하지만, 인생은 실패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능소능대(能小能大)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참말로 쉽지 않은 게 세상사다.

    김영근(대한한의사협회 전국시도사무국처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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