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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야구는 교회와 같다- 정기식(창원시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 기사입력 : 2020-08-02 20: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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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 광풍에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교회를 비롯해 모든 종교단체와 프로스포츠계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즈음하여 MLB에서 포수로 활약했던 선수, ‘웨스 웨스트럼’의 어록이 흥미롭다. 그는 1922년 11월 28일 미네소타주 클리어브룩에서 태어나 2002년 5월 28일 79세의 나이로 고향에서 사망하였다. 선수생활은 1947년부터 1957년 까지 11년간 뉴욕 자이언츠에서 뛰었다. 기록은 평균타율 0.217, 홈런 96개, 1년 평균 홈런 9개를 넘기지 못했으니 대단한 선수는 아니었으나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말을 남겼다. “야구는 교회와 같다. 많은 사람이 보러 가는데,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교회에 가는 신자들은 하느님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삼위일체니, 교황의 무류성(신앙이나 도덕에 관하여 교황의 결정은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교리), 성모무염시태(성모 마리아는 잉태하는 순간부터 하느님의 은혜와 특권으로 원죄의 흠이 없이 보존되었다는 교리) 등 교리는 잘 몰라도 주일이면 교회에 간다. 교리지식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신앙심이 깊은 것도 아니다. 야구장 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몇몇 골수팬들이야 세이버 매트릭스((Sabermetrics, 야구를 통계학적,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가 무언지, 포심, 투심, 싱커,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투수가 던지는 구종을 척 보면 알겠지만, 필자처럼 초보자는 직구나 변화구 정도만 구분하지 세세하게 잘 모른다. 그래도 현장 분위기에 들뜨고 설레서 야구장을 찾는다.

    야구를 잘 모르면서도 야구장을 찾고, 신앙생활도 교리나 배경지식은 잘 모르지만 주일이면 교회를 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세상일은 처음에는 무지했으나 습관처럼 하다보면 알게 되는 것도 있다. 야구장을 뻔질나게 찾다보면 ‘서당 개 3년 글을 읽고, 분식집 개 3년 라면을 끓이듯’, 가랑비 옷 젖듯이 야구가 뭔지 조금씩 알아간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선데이 크리스천만 열심히 지켜도, 계속 다니다보면 한두 구절 성경 말씀이 귀에 들어온다.

    올 초부터 그런 사소하고 습관처럼 여겨지던 일상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무참히 사라져버리는 ‘무서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잡힐 듯 잡힐 듯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종교인들이 교회 가는 일이 쉽지 않은 것처럼, 야구팬이 야구장을 찾는 일도 어려웠다. 관중을 제외시킨 채 팬들의 함성과 응원 없는 경기로 치러지고 있는 스포츠 경기는 무성영화를 보는 듯 답답하고 갑갑했다.

    올해는 우리지역 NC 다이노스팀이 ‘창원시 통합 10주년’을 축하라도 하듯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반환점을 지난 1일까지 2위 팀과 5게임 이상의 승차를 유지한 채 1위를 달리고 있다.

    예년과 같이 ‘코로나19’가 없었다면 과거 롯데의 연고 지역이었던 시절 고압선 송전탑에 올라 야구 관람을 하는 등 극성스럽기 그지없는 ‘마산아재’들이 창원NC파크에 구름처럼 몰려들었을 텐데, 그동안 무관중 경기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으니 무척 아쉬웠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교회도 야구장도 마음대로 갈 수 없었으니 이 또한 야구는 교회와 같다.

    최근 KBO는 관중석의 10%규모로 관중입장을 재개했다. 우리지역도 지난 주말 31일부터 두산과의 3연전은 창원NC파크에서 올해 첫 ‘직관’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1일까지 2연전 결과는 1승 1패, 2위 키움과의 승차는 5게임 차, 144경기 중 중반을 지난 현시점에서 앞으로도 NC의 선전으로 2020시즌 우승을 기대한다. 그래서 통합 10주년을 맞이하는 창원시와 창원시민에게 큰 선물이 되고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청량제가 되기를… NC 다이노스, 힘내라.

    정기식(창원시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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