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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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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농업’ 이끄는 조합을 찾아서 (2) 사천 용현농협

농가·조합, 콩농사·판매 손발 척척
66만㎡서 수확한 콩 전량 수매하고
손두부·건빵메주·된장 등 만들어

  • 기사입력 : 2020-08-13 21: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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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은 지역농가를 대상으로 쌀 과잉 생산에 따른 비용해소를 위해 타작물 재배를 장려해왔다. 이를 선제적으로 추진한 농협조합중 한 곳이 사천 용현농협(조합장 김정만)이다. 용현농협은 2013년부터 수도작(논 농사)을 밭작물로 바꾸는 작업을 벌였고, 그 결과 66만㎡(20만평)에 달하는 부지가 콩밭으로 바뀌었다. 용현농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확한 콩을 이용해 농가소득을 높여줄 다양한 사업을 벌이며 ‘미래농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천 용현농협은 지난 2018년 5만여㎡ 부지에 콩행복나눔가공사업소를 건립, 이곳에서 손두부, 건빵메주, 간장, 된장, 비지 등 콩 관련 상품을 가공·판매하고 있다./용현농협/
    사천 용현농협은 지난 2018년 5만여㎡ 부지에 콩행복나눔가공사업소를 건립, 이곳에서 손두부, 건빵메주, 간장, 된장, 비지 등 콩 관련 상품을 가공·판매하고 있다./용현농협/

    ◇농민은 콩농사, 농협은 콩가공사업= 농가에서 콩 농사를 지으면, 농협은 콩을 전량 사들이는 것이 용현농협의 기본원칙이다. 농사과정에서도 무인헬기를 투입해 일괄적으로 방제를 돕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정부수매 시세가 4200원~4300원 선이라면 용현농협은 4500원~4600원에 콩을 전량 수매한다. 파종은 각 작목반에서 하고, 농협이 직접 수확한 뒤 여기에 선별과 저장까지 모두 도맡아하는 원스톱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콩은 산지인 용현농협의 ‘콩행복나눔가공사업소’에서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된다. 용현농협은 2018년 5만여㎡(1529평) 부지에 콩행복나눔가공사업소를 건립, 이곳에서 손두부, 건빵메주, 간장, 된장, 비지 등 콩 관련 상품을 가공하고 있다. 출시된 상품들은 사천과 진주 및 경남지역 일부 농협하나로마트, 농협유통, 농협몰, 농라카페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마트 인기상품 ‘사천용현 손두부’= 다양한 상품 중 특히 용현농협이 내놓은 ‘사천용현 손두부’는 인기상품이다. 고소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에 재구매율이 높아 사업소 매출의 70%를 ‘사천용현 손두부’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사업적으로도 일정 궤도 이상에 올랐다는 평가다.

    용현농협의 두부는 콩을 ‘통째’로 쓴다. 대부분 두부는 가공과정에서 콩에서 배아를 따로 추출해 낸 나머지 부분으로 가공한다. 추출된 배아는 암치료 에 쓰이는 약품이나 식품의 원료가 된다. 하지만 용현농협은 이 추출과정 없이 콩을 통째로 갈아만들기에 콩에 함유된 항암기능이 그대로 보존된다. 전통 손두부 제조방식을 고수하며, 동해 해양심층수를 간수로 쓴다. 때문에 콩국수 등을 만들 때 콩 대신 ‘사천용현 손두부’를 갈아넣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두부 자체의 영양가와 밀도가 높다.

    사천 용현농협 김정만 조합장(왼쪽)과 김창현 농협 사천시지부장이 용현농협이 생산한 콩 관련 식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용현농협/
    사천 용현농협 김정만 조합장(왼쪽)과 김창현 농협 사천시지부장이 용현농협이 생산한 콩 관련 식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용현농협/

    ◇용현의 저염식 간장, 된장, 메주= 용현농협이 판매하고 있는 ‘사천 건빵메주’는 메주 모양이 건빵을 닮았다해서 붙인 이름이다. 건빵메주는 간편하게 직접 집에서 장을 담글 수 있도록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건빵메주와 소금, 황태, 고추, 대추, 숯, 청미래, 다시마, 삼베주머니, 대나무 등이 한 상자에 담겨,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도 간단하게 간장과 된장을 내 손으로 담글 수 있다. ‘사천 건빵메주 간장·된장’은 산청지역 생수로 3년 이상 간수를 뺀 전남 신안 천일염, 부재료로 강원도 용대리 황태, 전남 신안 다시마, 지리산 참숯, 토복령 등을 넣어 만들었다.

    ‘사천 건빵메주’, ‘사천 건빵메주 간장·된장’은 ‘저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발효식품이 몸에 좋긴하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점을 착안해 제작한 상품들이다. 용현농협은 각 발효식품에 기존식품 소금량의 50%만 첨가하고, 기본 25개월 이상 숙성기간을 거쳐 시장에 내놓는다. 때문에 ‘맑고 깊은 맛을 낸다’는 호평을 받고있다. 이를 기반으로 용현농협은 사업 첫해인 2018년에 5억3500만원, 2019년 6억2900만원, 2020년 3월까지 3억3200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코로나19 국면과 판로개척= 간장, 된장 등 장류시장은 대략 3000억원 규모. 상당 비율을 대기업이 차지하고 나머지 500억~600억원 규모를 각 지역 명인들과 농협법인들이 분할하고 있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수요감소라는 시대적 흐름을 용현농협도 피해갈 수 없는 실정.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오히려 용현농협의 식품 매출이 조금씩 느는 추세다.

    김정만 조합장은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집밥을 해 먹는 경우가 늘면서 콩 가공식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올해 9억원 매출 목표를 달성, 지역 농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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