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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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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다시 코로나- 강지현(편집부장)

  • 기사입력 : 2020-08-23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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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인한 여름이 지나고 있다. 긴 장마에 이은 폭염, 그리고 ‘다시’ 코로나. 수도권발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무서운 속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코로나 최대 위기’라 표현했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쓰나미급 대충격’에 비유했다. 김경수 도지사도 ‘경남도 무풍지대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또다시 코로나에 갇혔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온다. 더이상 못 견디겠다고. 이젠 너무 지쳤다고.

    ▼코로나 사태 6개월. 좀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일상 복귀의 희망은 2차 대유행 조짐에 맥없이 무너졌다. 전면등교를 꿈꾸던 아이와 학부모는 좌절했고, 공공시설들은 다시 문을 닫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폐업의 기로에 섰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 위기에 놓였다. 각종 경제지표들은 힘없이 고꾸라지고, 기대했던 하반기 축제와 문화행사들은 줄취소됐다.

    ▼코로나가 집어삼킨 건 사회경제뿐만이 아니다. 마음의 여유도 앗아갔다. 사람들은 ‘코로나 우울’이라는, 난생처음 겪는 심리적 재난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우울’을 ‘전례없는 정신보건 위기’라 진단했다. 확진자는 불면·우울·섬망 증세를, 의료진은 번아웃을 경험한다. 불안하기는 일반인도 마찬가지. 감염 공포와 거리두기로 인한 외로움, 고립감은 모두가 겪는 고통이다. 늘어난 가족과의 시간이 마냥 행복한 것만도 아니다. 장기화된 이동제한 조치로 ‘코로나 가정폭력’이 증가했다는 해외 보고도 있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없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 노랫말이 이토록 부러울 줄 몰랐다. 이번 주는 또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까. 이 지긋지긋한 전쟁은 언제 끝날까. 마스크 없는 세상이 오기는 할까.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최근 종영한 한 드라마 유행어처럼 괜찮지 않은 상황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 손씻기를 생활화하듯 마음방역도 생활화하면서. 물리적 거리는 더 멀리,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까이 하면서. 코로나 시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강지현(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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