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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깃든다- 이상준(한울회계법인 대표 공인회계사)

  • 기사입력 : 2020-08-23 2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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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신종 코로나19에 역대 최고급 수재까지 덮쳐 유독 힘들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교류가 제한되다 보니 우울증 증세까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공간에 있었더라도 모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중요한 점은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 요인도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유베날리스, 고대 로마시인, 서기 55~140)는 말처럼 육체적 건강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 명언은 반쪽일 뿐이다. ‘건강한 정신으로 건강한 육체가 된다!’는 말이 빠졌다. 육체와 정신은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건강해서는 절름발이밖에 안 된다. 우리는 정신과 육체를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기 쉽다. 행복론이든 철학이든 인문학이든 그런 일종의 ‘건강 소프트웨어’ 분야는 한 차원이고, 비만·혈압·당뇨·불면증 등과 같은 질병 분야를 포함하여 음식·운동·오염 같은 ‘건강 하드웨어’ 분야는 별개의 다른 한 차원으로 보는 데 익숙해져 버렸다. 온갖 신문방송에서 건강과 관련하여 나름의 그 분야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확인해보라. 각자 자기 전공 분야만 강조하고 있음을, 다른 분야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은 아예 언급도 안 한다는 사실을. TV에서 방송하는 마음 수양이나 행복론을 강의하는 나름 그 분야 고수님들은 정신적 ‘소프트웨어’만 말할 뿐 신체적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또 ‘건강 프로그램’에 나온 교수·의사·한의사·약사 등은 하나같이 신체적 ‘하드웨어’만 강조할 뿐이다. 특히 신체적 ‘하드웨어’ 분야는 엄청난 공부를 한 의료계 전문가의 말만 들을 뿐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 온갖 대중매체에서 ‘하드웨어’를 강조하고, 친목 모임에서마저 “어느 교수나 의사가 말하던데 ‘어느 병은 무슨 약을 먹어야 하고 어느 병은 어떻게 치료해야 한다’”는 둥 건강이 주된 화제가 돼버렸다. 이렇게 되다 보니 문제는 신체적 ‘하드웨어’가 건강의 전부이고, 정신적 ‘소프트웨어’는 아예 생각도 안 한다(‘스트레스가 건강의 적이다’는 말은 정신적 측면에 가깝다고 볼 수는 있겠다). 듣는 사람도 그런 습성에 젖어버렸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신체적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정신적 ‘소프트웨어’까지 뒷받침되어야 건강해진다는 사실이다.

    일본 의료계의 현역 의사를 포함하여 6명의 의학전문가들이 밝힌 각자의 양심적 견해를 묶은 책 ‘건강의 배신’(2012)에서 건강 불안과 과잉 의료의 시대에 의료화 사회의 정체를 되묻는다. 이 책은 과잉된 건강불안과 상품화된 의료로 인해 현대인들의 건강이 더 나빠지고 있음을 역설한다. 이 책이 강조하는 바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이렇다. “무엇보다 긍정적 사고로 살아가는 것, 자신의 신체 감각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병인 코로나19·메르스·사스·에볼라·신종플루·독감 등에 걸리는 이유는 체력과 면역성이 약한 탓뿐만 아니라 내공, 즉 ‘내적 치유력’이 약해진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일례로 대상포진의 경우 1년 중 한여름에 발병률이 가장 높다고 하는데, 이는 무더위로 인해 체력이 저하된 게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취업·결혼·개업 등으로 스트레스가 커지는 시기에 걸리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제14대 달라이 라마인 텐진 갸초도 ‘육체적 건강’ 못지않게 ‘내적 정신적 상태’를 중시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육체적 건강이 인간의 행복에 기여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행복의 궁극적 원천은 아닙니다. 그 대신 행복의 진정한 근원은 우리의 마음 상태, 세계관, 동기, 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즉 자비)의 차원과 관련 있습니다.”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단련하여야만 진정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음을 명심하자. 정치·사회적으로 온갖 불공정이 야기한 악세포는 별론으로 하고 말이다.

    이상준(한울회계법인 대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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