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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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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70대에 펼치는 제2의 인생

  • 기사입력 : 2020-09-11 08: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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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땅속에 생기(生氣)가 흐르는 곳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 위에 건물을 지어 거주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을 무수히 봐왔다. 땅의 정기(精氣)를 받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정기란 생명의 원천이 되는 원기(元氣)를 말하는 것으로 ‘자연이 품고 있는 생기의 근원’을 뜻한다.

    정기가 흐르는 참된 혈처(穴處·혈 자리)란 수맥파(땅속 물길에서 분출되는 파), 암반(큰 바위), 파쇄대(단층을 따라 암석이 부스러진 부분), 공극(비어 있는 틈)이 없는 곳을 말한다. 이러한 땅에 건물을 올리거나 무덤을 조성하면 무난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은 갖춘 셈이다. 특히 무덤의 경우, 그 길흉에 따라 동일한 유전인자를 지닌 조상과 후손 간에 서로 다른 감응을 일으켜 영향을 끼친다는 ‘동기감응론’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그러다보니 집안에 경사가 나면 찾지 않아도 흉사가 생기면 조상의 묏자리부터 살펴보는 것이 우리네 관습이 되었다. 게다가 조상의 묘가 여기저기 흩어져있거나 길도 없는 꽤 험한 산중턱에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60~70대 부모들은 죽기 전에 화장을 해서 공원묘원이나 절에 안치하는 것이 요즘 추세가 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공원묘원의 실외자리조차 입맛대로 고를 수 없을 정도로 꽉 차 있기 때문에 자리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실내 봉안당(납골당)은 절이든 묘원이든 모두 권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꿈에 죽은 조상이나 배우자가 자주 나타나면 묘소에 가보길 바란다. 의령군에서 아내를 먼저 하늘로 보내고 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70대 초반의 A씨는 아내가 꿈에 자주 나타나는데다 큰방과 작은방, 거실, 어디에서도 잠을 편히 잘 수가 없고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필자를 만났을 때는 병색이 완연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까지 겹쳐 살고자하는 의욕을 상실한 상태였다. A씨의 아파트는 계곡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수맥은 없는 곳이긴 하나 습한 기운이 많은 터에 지어져있었다. 큰방과 작은방, 거실, 주방 어디에도 살기(殺氣)가 흐르지 않는 곳이 없기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이사해야 한다고 했다. 3년 전, 이사 와 아파트에 살기 전까지만 해도 나이에 비해 건강과 기억력만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었다는 A씨는 필자와의 첫 만남에서 같은 말을 계속 되풀이하고, 조금 전 일이나 한 말도 기억을 잘 하지 못하며 아내 무덤에 물이 찼을 거라는 걱정을 심하게 하고 있었다. 주택의 일부분(방 또는 거실 등)에 살기가 올라오면 피해서 생활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운이 흉한 A씨 아파트의 경우, 풍수인테리어나 비보책(나쁜 기운을 막거나 없애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곳이었다.

    A씨는 먼저 아내의 무덤 상태를 감정하고 나서 자신이 미리 봐둔 창원 모처의 원룸이 좋은 터 위의 생기가 올라오는 곳인지를 확인하길 원했다. 부인의 묘는 감정 결과 ‘무해지지(無害之地·해로움이 없는 땅)’였으나 자손이 돌볼 수 없는 사정이 있다기에 화장을 해서 공원묘원의 좋은 자리를 선정해 안장했다. 실제 ‘무해지지의 터’는 풍수의 이치상 후손이 발복(發福·운이 틔어서 복이 닥침)할 수 있는 터는 아니기 때문에 화장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A씨의 경우처럼 매장 당시 빗물이 스며들었다면 반드시 화장을 해야 한다. A씨가 머물 창원 모처에 있는 원룸은 큰길에서 약간 들어간 소방도로에 위치한 곳으로 땅심이 좋은 곳이었다. 살림살이가 꽤 많아 벽을 허물어 두 개의 원룸을 틔워 투룸으로 만들었다. 생기가 흐르는 동쪽 현관문을 사용하고 서쪽 현관문은 폐쇄시켰으며 동향과 동남향 창문은 노인에게 보약과 같아 그대로 두고 서향 창문은 블라인드로 가렸다. 가장 지기(地氣·땅 기운)가 왕성한 곳에 침실을 뒀는데, 2개월 지나 만난 A씨는 잠도 편안하게 자고 우울증이 사라져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있다며 환한 모습을 띄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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