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 두부찌개- 이창규
- 기사입력 : 2020-10-08 08: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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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할 수 없는 일
둘이면 좋다.
둘이서 모자라면
셋이서는 더 좋다.
된장 혼자는
된장맛 뿐이고
꽃게랑 조개 함께하면
셋이서 해물찌개
두부까지 더하면
이름이 바뀐다.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여럿이 힘을 합하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서로 함께 어우러져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 된장찌개가 해물찌개가 되고 거기에 두부가 더해지면 두부찌개가 되는 단순하고 평범한 사실을 시인은 서로 힘을 합하면 새로운 일, 혹은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는 명료한 진실을 짧은 시에 담아내고 있다.
‘힘과 마음을 합치면 하늘을 이긴다’고 한다. 함께 모여 힘을 모을 수는 없는 요즘이지만 서로 마음 모아 응원하고 격려한다면 이 어려운 시기도 이겨내고, 몰랐던 새로운 것들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저녁은 가족들과 된장에 꽃게, 조개와 거기에 두부까지 듬뿍 넣은 따뜻한 두부찌개를 끓여 먹고 싶다. 장진화(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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