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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66) 새다리(새더레), 지럭지(기럭지, 지럭시)

  • 기사입력 : 2020-10-30 07: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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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얼마 전에 울산 33층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를 보니 무섭더라. 화재가 밤에 발생한 데다가, 바람까지 세게 불어 불길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뒤덮었더라고. 그런 데다 이 아파트는 113미터 높이인 반면, 고층에 접근할 수 있는 고가사다리차가 울산지역에는 없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잖아. 그나마 소방당국과 주민들이 대응을 잘해서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지.

    ▲경남 : 처무이 불이 났을 직에는 52미터 높이의 새다리차를 동원해가 대응하다 안돼가꼬 부산서 최대 23층꺼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72미터 높이의 고가새다리차를 지원받았다 안 카던가베. 새다리차가 부산서 울산꺼정 오는데 6시간이나 걸맀다 카더라 아이가.

    △서울 : 초기 진화가 얼마나 중요한데, 고가사다리차가 없어서 무려 6시간을 허비한 거잖아. 그건 그렇고 ‘새다리차’가 ‘사다리차’를 말하는 건 아는데, 새다리 외에 사다리 뜻의 경남말이 또 있니?

    ▲경남 : 하모, 천지삐까리다. ‘새더레’나 ‘새더리’라꼬도 카고, ‘서더레’라꼬도 칸다. 포준말 ‘사다리’라 카는 데도 마이 있고. ‘새다레, 새덜, 새털’이라 카는 데도 있다. 불을 끌라 카모 새다리 지럭지가 억수로 질어야 된다 아이가. 질이가 짜리모 불을 몬 끄지.


    △서울 : 새다리 뜻의 경남말이 정말 천지삐까리구나. 그런데 ‘지럭지’는 무슨 뜻이야?

    ▲경남 : ‘지럭지’는 ‘길이’를 말하는 기다. ‘지럭지가 울매나 되노?’ 이래 묻는다 아이가. ‘기럭지, 지럭시’라꼬도 마이 카고, ‘지럭배기’, ‘지러시’라꼬도 칸다. 그나저나 우리 겡남에는 30층 이상 고층 건물이 300개가 넘는다 카던데 고가새다리차는 단 한 대도 없다 카대. 높은 건물서 불나모 우짜노.

    △서울 : 고가새다리차가 없는 건 예산 때문이래. 53미터 높이 새다리차는 구입비가 7억~8억 원인데, 70미터 고가새다리차는 약 14억 원이 든다더라고. 그래도 창원소방본부가 내년 중에 70미터 고가새다리차를 확보할 계획이래. 돈이 많이 들더라도 이런 건 하루라도 빨리 배치를 해야지.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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