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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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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김동수 경남혈액원장

“혈액 부족은 코로나보다 우리 생명 더 위험하게 할 수 있어”

  • 기사입력 : 2020-11-18 20: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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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 부족은 코로나19보다 우리 생명을 더 위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김동수(54) 경남혈액원장은 헌혈의 중요성을 강력하게 표현했다.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수급이 어려워졌고, 수혈이 절박한 환자들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다. 또 정부가 진행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더 많은 헌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경남혈액원, 경남은행과의 3사 협약을 통해 20일부터 ‘31일간의 사랑나눔 헌혈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에 앞서 경남혈액원 김동수 원장을 만나 현재 경남의 헌혈 상황과 헌혈의 중요성, 그리고 헌혈 문화 확장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동수 경남혈액원장이 코로나19 시대 헌혈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김동수 경남혈액원장이 코로나19 시대 헌혈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최근 경남도 혈액수급 상황은 어떤가

    △현재(지난 16일) 기준 경남도내 수혈용 혈액 보유량은 4.8일분이다. 혈액 보유량을 기준으로 할 때 5일분 미만일 때 ‘관심’, 3일 미만 ‘주의’, 2일 미만 ‘경계’, 1일 미만 ‘심각’ 단계로 분류된다.

    아직 관심을 기울여야 할 단계이긴 하지만,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전국적으로 봤을 때 비교적 나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초반에는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단체 헌혈이 줄줄이 취소돼 특정 혈액 보유량이 2일분 미만까지 내려가는 위기를 겪었는데, 다행히 개인 헌혈자가 늘어나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전국 헌혈자 7% 감소에도 도내 감소율은 0.5%에 그쳤고, 전국 헌혈실적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창원센터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국 139개 헌혈의 집 중에서 목표대비 실적 1위, 채혈실적 1위를 달성하고 있다. 경남도민의 시민의식이 빛났다고 본다.

    -헌혈문화 확산에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헌혈에 대한 두려움과 오해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헌혈로 병에 감염되거나 건강에 유해할 것이라는 오해와 헌혈과정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그래서 한 번 헌혈을 해 본 사람은 지속적으로 참여를 하는데,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한 번 참여시키는 일은 힘들다. 이를 독려하기 위해 기념품 등을 지급하고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사회 전반적으로 헌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독려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

    10~20대의 헌혈자들의 헌혈 단절 현상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우리나라 헌혈은 16세부터 69세까지 가능한데, 헌혈참여자 65%가 10대와 20대에 집중돼 있다.

    학교와 군대 단체헌혈로 헌혈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취업을 하면서 헌혈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아직도 많은 조직에서 업무 중 헌혈로 일에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해 관대한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직의 리더들이 변하면 헌혈 문화가 더 확산될 것이라고 본다.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혈액수급이 안정화되려면 3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책은

    △코로나19가 헌혈자에게 무해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지속적인 홍보를 할 계획이다. 헌혈을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된다거나 헌혈로 면역력이 감소한다는 오해가 있다. 앞서 메르스나 사스 때도 헌혈로 감염된 사례가 없었고, 항상 1회용 물품을 사용하고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감염 가능성은 전혀 없다. 또 우리 몸에는 평상시 필요 혈액보다 15% 정도 여분의 혈액이 있어 헌혈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

    이번에 진행하는 ‘31일간 사랑나눔 헌혈캠페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속적인 헌혈 장려 운동을 진행하겠다.

    또 범도민 헌혈운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재확산 우려와 동절기를 맞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앞장서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헌혈의 필요성과 헌혈일자 등을 지역 유관단체나 주민센터, 시군 홈페이지, 문자, 인터넷 동호회와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헌혈 참려를 독려하려고 한다. 실제 지난 상반기 하동군과 거제시, 통영시에서 이 같은 헌혈운동을 진행했고, 그 결과 전년보다 2~3배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부분과 성과는

    △다양한 채널을 이용한 홍보역량 강화와 지자체 협력 시스템 구축에 중점을 뒀다. 코로나19로 단체 헌혈이 감소했을 때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혈액수급상황을 알리고 참여 증진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개인 헌혈률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또 시군 조례 제·개정을 통해 지자체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부임 전 9개 시군에 있었던 헌혈 장려 조례가 지금은 15개 지자체로 늘었다. 김해시와 거제시가 기념품(문화상품권 5000원권)을 제공하면서 지난해보다 더 나은 실적이 나오기도 했다. 내년 계획은 창원시와 진주시가 헌혈 참여 시민들에게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남헌혈추진협의회 구성 등을 통해 지역사회 전반적으로 헌혈문화를 확산시킬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역별 헌혈 문화에 차이가 있나

    △도내 인구 대비 헌혈률은 4%로 전국 평균(5.4%)보다 낮다. 이는 경남이 수도권이나 광역특별시에 비해 고령화돼 있고 고령자들이 몰려 있는 시골 지역 분포가 넓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남지역 내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대학이 몰려 있는 진주는 7.3%로 매우 높고, 대도시인 창원(5.7%)와 김해(4.7%)도 전국 평균보다 높거나 비슷한데, 나머지 시군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경남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에서도 도민들의 협조로 혈액수급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나눠주신 헌혈자 분들과 헌혈을 독려해 준 지방자치단체, 각 기관단체 대표와 관계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싶다. 앞으로도 지역사회가 같이 움직여야 한다. 도내 각 기관과 단체, 기업, 학교에서는 코로나 19로 단체헌혈이 취소되지 않도록 협조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또 모든 도민들이 헌혈을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길 바란다. 헌혈은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고귀한 일이며, 결국 선한 영향력으로 돌아온다. 나와 내 가족, 이웃이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수혈자나 그 가족들이 헌혈에 동참하는 사례가 많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헌혈은 중요하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헌혈 참여 가능 인구는 줄어들고 수혈 받을 가능성이 높은 고령자는 증가하고 있다. 혈액이 부족해서 병을 치료하지 못하거나 수술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우리 모두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헌혈에 대한 의무감을 가져주길 바란다.

    앞으로 혈액원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혈액을 안정적,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혈액전문기관으로서 도내 혈액수급 안정화에 이바지하겠다.

    ☞ 김동수 원장은?

    1966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1988년 조선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대한적십자사에 입사했다. 2003년 광주대 산업대학원 사회복지학을 졸업 후 사회복지사 1급, 청소년지도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2006년 혈액관리본부 기획조정팀장을 거쳐 혈액원 본사 특수복지사업소 서무과장, 광주·전남지사 총무팀장, 제주적십자사 사무처장을 역임했고, 2019년 7월 경남혈액원장으로 취임했다. 대한적십자사회장 표창, 광주광역시장 표창, 한국소방안전협회장상을 수상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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