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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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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황 ‘플렉스 자린고비’ 소비 뚜렷

먹거리·생필품은 가성비 따지지만
마음에 드는 고가품 과감하게 구입
창원 백화점 명품 매출 전년비 20%↑

  • 기사입력 : 2020-11-25 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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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흠집이 난 저렴한 과일과 채소를 고르고, 매일 쓰는 샴푸와 세제는 대용량을 쓴다. 대신 마음에 드는 명품가방이나 의류를 살 땐 가격을 따지지 않는다.

    식품과 생필품은 가성비를 따지면서, 명품엔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플렉스(Flex) 자린고비’ 소비 형태가 경남지역에서도 나타났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심리와 경제 침체 속에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플렉스란 ‘과시하다’, ‘일시불로 많은 돈을 지불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들은 조금만 신경 쓰면 아낄 수 있는 생필품과 먹거리에 허리띠를 졸라맨다. 이왕이면 ‘용량이 크고 싼 품목’을 선호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양산점에 따르면 올해 3~11월 22일 기준 대용량 세탁세제와 주거세제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6% 증가했다. 보디클렌저도 11%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조사한 8월 14~9월 13일 기준 못난이 채소와 과일도 각각 70%, 42% 신장했다. 올여름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신선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모양이 고르지 않은 저렴한 농산물을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비싸도 마음에 드는 물건은 과감하게 지른다. 대표적인 것이 명품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롯데백화점 창원·마산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해외직구로 인기가 높은 플랫폼 G9에서 판매된 명품 의류의 경우 10월 9~11월 8일 기준 29% 늘었다.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줄면서, 옷을 적게 사는 대신 가격이 나가도 ‘똘똘한 한 벌’을 사겠다는 소비 심리가 반영됐다.

    도내 소비자 다수는 명품관이 따로 있는 부산지역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의 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남지역에 거주하며 부산에서 명품을 구매한 손님이 작년 대비 23%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는 최근 명품을 사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한 세대)의 수요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욜로 트렌드가 자리 잡은 가운데 찾아온 코로나가 소비 생활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도내 한 백화점 명품 매장 관계자는 “근래 들어 퀼팅 가방이나 패딩 의류 등 과시 가능한 한 가지 품목에 올인하는 젊은 고객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코로나가 안정화되고 경기 회복세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이런 소비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백화점 창원점. /경남신문 자료사진/
    롯데백화점 창원점. /경남신문 자료사진/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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