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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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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현장 일제잔재, 용어부터 말끔히 털자

  • 기사입력 : 2021-01-10 19: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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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교육청이 일제 잔재 교육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사전 ‘학교 내 일본어식 용어 이렇게 바꿔요’를 최근 발간했다. 도교육청이 지난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학교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 문화 청산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만들어낸 성과다. 사전을 살펴보면 놀랍다. 어떻게 일본식 용어가 아직까지 이렇게 많이 교육현장에 남아 있었나 하는 놀람이다. 이 사전에는 학교생활 분야, 교육행정 분야, 일상생활 분야에 남아 있는 일본어식 용어 333개가 95페이지 분량으로 수록돼 있다. 그러나 이는 학교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일 뿐이고 전문가들이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900여 단어가 있었다고 한다. 참 많은 용어가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사전에 등재된 일제 잔재 용어와 우리말 순화어를 살펴보면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사용해온 말들이 많다. 수학여행(문화체험행사), 경례(인사), 잔반(버리는 음식), 결석계(결석 신고서) 등이 그것이다. 우리말처럼 사용해온 이 말들은 우리가 일제의 잔재인지 조차 모르고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할 일은 이제까지 교육 현장에 남아 있던 일제 잔재를 말끔히 털어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사전이 책장 속의 사전으로 끝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전을 활용, 학생은 학생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행정 공무원과 교육현장 종사자는 종사자대로 일제의 잔재 청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과 연찬을 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또 있다.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 금지가 그것이다. 이는 교육 분야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서 함께 해야 한다. 쓰기 좋고 사용하기 좋고 발음하기 좋은 우리글과 말을 두고 온 거리의 간판이, 이름이, 글들이 국적조차 알 수 없는 것들로 꽉 차 있는 우리의 현실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성과 우리말·글 사용 운동 없이 학생들에게 일제의 잔재 용어만 사용하지 말자고 한다면 일제 잔혹사에 대한 경험 없는 학생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전 발간을 계기로 일본어는 물론 무분별한 외래어도 교육 현장에서 없애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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