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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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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천와룡문화제 명칭 변경, 의미 있다

  • 기사입력 : 2021-01-11 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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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시 대표축제인 ‘와룡문화제’가 ‘고려현종대왕축제’로 이름이 바뀐다. 명칭 변경 과정에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도 있었다고 하니 시민의 뜻이 녹아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명칭 변경의 단초가 된 고려 제8대 왕 현종은 사천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2살 때부터 6살 때까지 살았으니 사천과 인연이 깊다. 태조 왕건의 8번째 아들인 현종의 아버지(훗날 효목대왕 추증) 욱은 사천으로 귀향 와 4년 간 지내다 사망했다. 욱이 아들을 너무나 그리워하는 것을 못내 안타깝게 여겨 당시 2살이던 현종을 귀향지에서 10㎞ 정도 떨어진 배방사에서 살게 함으로써 먼길을 걸어와 아들 얼굴을 보고 눈물 지으며 돌아갔다는 기록이 있다. 현종은 왕이 되자 아버지가 묻힌 사천시를 ‘사주(四州)’로 승격 시키고 ‘제왕의 고향’이라는 뜻의 풍패지향(風沛之鄕)으로 불렀다. 이런 역사를 두고 보면 사천은 현종 부자의 애틋한 정이 서린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와룡문화제가 고려현종대왕축제로 이름이 바꾼 것은 부자의 애틋한 사랑을 축제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다고 와룡문화제라는 명칭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1995년 당시 사천군과 삼천포시가 통합을 하면서 각각 운영하던 사천 수양문화제와 삼천포 한려문화제를 통합한 것이고, 와룡도 장차 왕이 될 인물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을 갖고 있으니 현종 부자 고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와룡이라는 추상적인 이름보다는 역사적 인물을 지역축제에 편입한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는 뜻이다.

    고장의 축제에 스토리를 가미한 것이니 축제의 주제나 성격도 명확해지고 콘텐츠 확장성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정동면에서 지엽적으로 열리던 고려현종대왕제를 이번 축제에 통합함으로써 격도 높이고, 현종 부자의 애틋한 사랑 얘기를 시민들이 공유한다는 의미도 있다. 차제에 도내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각종 축제가 과연 축제 취지에 맞는 옷을 제대로 입고 있는지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그저 옛 지역명이나 추상적인 내용을 축제명으로 삼고 매년 회차만 올린 것은 없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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