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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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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시설 바탕, 결핵 전문 연구기관 거듭날 것”

[공공의료유관기관장 릴레이 인터뷰] ③ 박승규 국립마산병원장

  • 기사입력 : 2021-01-18 0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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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0년간 우리나라 결핵의 중심에 있었던 국립마산병원역사 그 자체가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결핵이 세계적으로 사망원인 1위 감염병인 점을 생각하면 국립마산병원이 세계보건기구와 협력하여 국제사회의 결핵퇴치노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박승규 국립마산병원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입원치료로 인해 최근 경남신문과 서면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개원 80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국립마산병원이 이곳 창원시에 있음으로 도민에게 자랑이 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박승규 국립마산병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마산병원/
    박승규 국립마산병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마산병원/

    -국립마산병원이 새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마산병원은 ‘BSL(생물안전등급)3’라는 특별한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울경 소재의 어느 병원도 갖추지 못한 하이테크 연구시설이다. 국내 많은 감염병 연구기관들이 이 시설을 갖춘 본원과 협력하고자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마산병원을 중심으로 이 지역에 바이오연구단지가 세워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올해 이러한 프로젝트에 대해서 질병관리청 및 지역의 연구기관들과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제25대 병원장으로 취임했다.

    △1991년부터 20년을 근무한 마산병원이었지만 8년 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병원의 모든 것이 너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과 예산투자로 인해 우리나라의 결핵환자 발생 수도 10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인구 10만명당 결핵환자 100명에서 50명 내외). 정부의 계획은 앞으로 10년 후 10명 정도까지 줄이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마산병원은 환자진료와 더불어 다른 역할을 준비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우리의 기술과 경험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은 세계보건기구가 퇴치를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질병이다. 그리고 마산병원은 현대화사업 이후 최첨단의 시설을 갖추게 됐다. 국내외 결핵전문가들이 이곳에서 저희들과 협력하여 마음껏 연구하는 기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경부울 유일 첨단시설 ‘BSL3’ 갖춰
    마산병원 중심 연구단지 설립 목표
    국내외 전문가 모여 활발한 연구 희망


    국제학술지 논문 발표·백신 개발
    지난 80년간 국내 결핵치료 중심 역할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병원되고파


    -결핵전문병원 국립마산병원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결핵에 대한 변변한 치료약이 없던 시절, 폐결핵치료에는 맑은 공기가 최고였다. 이런 이유로 1941년 일제는 일본군인 결핵환자를 위해 물 좋고 공기 좋기로 유명한 마산의 지금 위치에 결핵요양소를 세웠고, 해방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결핵환자의 치료와 연구의 중심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왔다.

    객담집균검사와 배양검사와 흉곽성형술(1948년), 항결핵제 내성검사법 개발 및 화학요법(1951년)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1955년에는 영국아동구호재단의 원조를 받아 100병상 규모의 소아병동을 준공했고, 1985년 300여 병상 규모의 난치성 결핵병동을 신축했다. 1993년에는 결핵과 전문의수련기관으로 지정받고 결핵전문의를 양성해오고 있으며, 의약품 임상시험실시기관 지정(2000년), 임상연구소 신설(2006년), 내성결핵 전문센터 설치(2013년) 등의 결핵전문병원으로서의 내실을 갖추어 왔다. 그리고 2017년에는 BSL(생물안전등급)3실험실과 음압병실을 갖춘 350병상의 병원으로 현대화사업을 이루어 냈다.

    -결핵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결핵은 활동성 폐결핵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발생하는 침방울을 통해 전염되는 병이다. 지금의 코로나19와 비슷한 감염경로를 갖는다.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결핵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약 10%에서 발병하는데 신체면역력이 약해지면 몸속에 잠재해 있던 결핵균이 증식하면서 기침, 각혈, 체중감소 등의 증세를 발현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1/3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없이 병이 진행되기도 한다. 따라서 결핵의 발병예방을 위해서는 신체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호흡기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흉부 X-선 사진을 찍는 것이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

    -진료 외에 연구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연구성과는.

    △지금까지 50여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주로 난치성 내성결핵에 대한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연구 등이다. 실제 최근 개발되어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결핵신약의 임상연구도 본원이 중심역할을 했다. 2009년부터는 결핵검체은행을 운영하여 약 3만건의 환자검체와 결핵균을 수집하고, 25개 연구과제에 검체를 분양하여 국내 연구자들의 결핵연구를 지원해 왔다. 국립마산병원은 결핵환자의 진료뿐만 아니라 난치성결핵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다기관 컨소시움을 통한 백신개발연구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계획되로 순조롭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직도 가난하고 결핵환자가 많은 나라들에게도 큰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결핵예방퇴치와 관련 지방자치단체나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근대화 이후 마산은 결핵문학의 산실로 알려져 있다.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제가 한동안 근무했던 소록도병원은 우리나라 한센인들에게는 고향과 같은 곳이다. 그런데 그 아픈 역사를 이겨내고 유네스코에 등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국립마산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결핵병원으로서, 그리고 지금은 BSL3실험실과 첨단의 음압병실을 동시에 갖춘 경남 유일의 감염병원으로서 연구와 치료의 중심기관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앞으로는 ‘결핵’을 매체로 국립마산병원이 지역민과 함께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결핵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하는 꿈을 가져본다. 아울러 지역과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전의 공유가 필요하다. 경상남도 또는 창원시가 지역의 중장기계획을 세울 때 본원의 발전계획도 함께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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