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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간 75주년, 독자와의 약속

  • 기사입력 : 2021-03-01 19: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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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946년 남선신문(南蘚新聞)으로 출범한 경남신문이 창간 75주년을 맞았다. ‘우리의 힘은 극히 미미하다. 그러나 오늘의 세류도 내일의 대해를 이루는 것이니 뜻을 미래에 두고 있는 자 어찌 목전의 힘이 미약함을 탄식하랴. 드디어 조선의 민족정신이 폭발한 3월 1일 3·1절을 기하여 여기 마산에서 3 ·1정신을 창간 이념으로 신문을 창간하기에 이르렀다.’ 경남신문의 전신인 남선신문 창간사의 일부다. 그렇게 출범한 남선신문은 남조선민보, 마산일보, 경남매일신문, 경남매일로 이름을 바꿔 창간의 정신을 이어오다 1981년 언론 통폐합이라는 전대미문의 폭압으로 현재의 경남신문으로 재편해 당시 경남 유일 종합 일간지로서 도민과 애환을 함께 했다.

    우리는 지난 75년의 긴 시간 동안 자유와 민주, 지역의 존립 가치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한 길을 걸었다고 자부한다. 크고 작은 모든 사건 사고 현장에서, 사회의 많은 문제와 갈등의 소용돌이에서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뛰었다. 독재에 맞선 3·15의거와 6·10부마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자칫 잊혀질 수도 있는 많은 일들을 하나하나 기록해나갔다. 경남신문의 족적은 단순히 한 언론사의 사사(社史)가 아니다. 근세 우리 지역에 던져진 시련과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오롯이 담은 땀과 눈물과 열정의 향토사다. 그러나 우리는 독재 정권의 불의에 더 과감히 항거하지 못하고 민주 수호의 깃발도 더 높이 들지 못한 시기도 있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반성한다.

    혹자는 현재를 ‘신문의 위기’라고 평가한다. 종이로 독자를 처음 만난 게 신문의 태생적 한계니 그 논지에 일부 공감한다. 하지만 종이만이 아닌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치열한 존립의 사투를 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앞서 말한 그 위기가 총체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다만 여기에는 전제가 따른다. 독자 여러분들의 신뢰와 공감이다. 매체 다양성이 이미 급속도로 진행되고 독자들의 선호(選好)도 차별화하면서 신문이 독자들을 선도한다는 구호는 이미 까마득한 옛 얘기가 됐다. 이제 신문은 독자와 공감대 형성과 무한 신뢰를 통해 존립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경남신문은 더 많은 최신 실용 정보와 지식을 담은 신문, 독자 수요와 눈높이에 맞춘 신문,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지역 번영과 도민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격조 높은 비평과 분석, 대안이 담긴 신문으로 거듭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을 약속 드린다. 조국 독립과 민족 자존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선열들의 숭고한 얼을 기리는 3·1절에 3·1정신을 기치로 내건 지역 대표 신문으로서 부정과 불공정, 불균형을 바로잡는 언론의 소임도 다할 것을 엄숙히 다짐한다. 75년 간 애정 어린 질책과 함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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