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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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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미얀마 민주화운동 민주주의 원하는 열망 똑같다

마산·미얀마 항쟁 공통점 많아
‘부정선거’ 키워드… 비폭력 시위
정부 무차별 총격에 사망자 속출

  • 기사입력 : 2021-03-01 19: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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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0년 3월 15일. 마산 시민들은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며 민주화의 등불을 밝혔다. 이후 군부정권이 들어서는 등 위기 속에서도 마산 시민들이 뿌렸던 민주화의 씨앗은 ‘민들레 홀씨’처럼 전국으로 퍼졌고, 마침내 대한민국은 민주화의 봄을 맞았다.

    61년이 지난 지금, 마산에서 흩날린 민들레 씨앗이 미얀마에 닿아 꽃을 피우려 한다. 3·15의거와 미얀마 민주화운동은 시대를 관통하며 닮아 있다. 두 사건을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조명해본다.

    ◇부정선거= 3·15의거와 미얀마 민주화운동은 ‘부정선거’에서 시작됐다. 1960년 3월 15일 대한민국에서 열린 제4대 대통령 선거는 역사상 최악의 부정선거로 기록됐다. 당일 오전 마산 장군동 제1투표소 투표함에서 부정선거 혐의가 포착됐고, 이에 반발한 민주당원과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다.

    3·15의거 당시 경찰이 시민들의 가두시위를 제지하고 있는 모습./경남신문DB/
    3·15의거 당시 경찰이 시민들의 가두시위를 제지하고 있는 모습./경남신문DB/

    미얀마의 민주화운동도 부정선거 ‘의혹’에서 시작됐다. 군부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에 반발한 국민들이 민주화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62.4%를 확보한 국가 고문인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정당 국민민족동맹(NLD)은 이후 헌법 개정을 추진하며 군부와 갈등을 빚어 왔다.

    ◇비폭력 가두시위 진행= 부정선거를 확인한 마산지역 민주당원과 시민 1500여명은 “협잡 선거 물리치자”, “민주주의 만세!” 등 구호를 외치며 남성동 파출소~오동동~수성동~어업조합~불종거리로 가두시위를 감행했다.

    미얀마 국민들은 쿠데타가 발생하자 SNS를 중심으로 국제사회 관심을 촉구하는 비폭력 시위와 함께 소규모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수십명 규모였던 가두시위는 점차 불어나 2월 22일 개최된 ‘22222 총파업 투쟁’에는 수백만명이 거리로 나섰다.

    지난달 28일 시위에 나선 미얀마 시민들이 군경에 진압되고 있다./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지난달 28일 시위에 나선 미얀마 시민들이 군경에 진압되고 있다./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정부의 강경 대응= 1960년 3월 15일 밤 마산 시민 1만여명은 무학초등학교에 집결해 개표 장소인 마산시청 청사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이들을 저지하고자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총격으로 이날에만 8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28일 뒤인 4월 11일 실종됐던 김주열 학생이 마산 중앙부두에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시체로 발견됐다. 시민들의 분노는 절정에 달했고 경찰의 총성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9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 미야 테 테 카잉(20·여)씨가 총탄에 맞았고 치료받다 10일 만에 숨졌다. 지난달 20일 만달레이의 한 조선소에서는 군경이 시위대와 대치 중 실탄, 최루탄을 발포해 2명이 목숨을 잃고 3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같은달 28일 2차 총궐기를 맞아 전국 각 도시에서 수천만명이 거리시위에 나서자 미얀마 군경은 진압 수위를 높였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에만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집권정부의 공작행위= 3·15의거가 발생하자 이승만 정권은 마산시민을 공산주의자를 긍정적으로 용인하는 용공으로 몰아세웠다. 마산도립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마산고 김용실 학생의 주머니 안에 ‘인민공화국 만세’라는 삐라를 집어넣고 공산당 배후 조종으로 모는 행위도 강행했다. 무학산 내 봉화, 북마산파출소 방화 등을 공산당 수법이라며 몰아세우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2일 수감 중이던 죄수 2만3000여명을 사면했다. 이를 놓고 시위대 측은 군부가 범죄자들을 이용해 사회 혼란을 만들고 전체 국민을 관리해야 하는 정당성을 부여하겠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군정은 17일 영장 없이 심야에 체포 가능토록 하는 등 형법을 개정하며 시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김장희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60년이란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차이는 있지만 창원과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열정은 똑같다”며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항쟁을 뜨거운 연대의 마음으로 지지하며 하루 속히 민주정부가 복귀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용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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