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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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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하지통증과 혈관질환

  • 기사입력 : 2021-03-29 08: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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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 식당에서 일하던 당뇨 환자 하지정(여·57·가명)씨는 수년 전부터 다리가 붓고 잘 때 다리에 쥐가 나서 깨는 증상이 있었으나 바쁜 일상 속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약을 먹으며 지내왔다. 어느 날 발톱을 깎다가 작은 상처가 발생해 근처 병원에서 진통제와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세 달이 넘도록 상처가 낫지 않았다. 여러 병원을 돌고 돌아서 결국 혈관클리닉을 방문했고 동·정맥의 기능이 함께 떨어진 것을 발견해 정맥류 시술 및 당뇨발 전문 상처 관리를 받고 회복됐으며 이전보다 가벼워진 다리를 느끼며 행복한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통증이나 부종, 궤양으로 보행의 장애를 겪거나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된 환자들이 많다. 하지의 통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근골격계, 신경, 혈관, 전신질환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그중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원인은 허리 척추, 관절, 하지정맥류에 의한 통증이다. 이러한 질환들은 의료기관이 주위에 많아 치료를 받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상기한 질환 외에 다른 원인이 있거나 원인이 복합적인 경우,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잘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임상적으로 많이 보는 경우는 무릎과 하지의 통증으로 척추 수술, 무릎 관절 수술을 받았는데 뒤늦게 말초동맥질환이 동반된 것이 발견되는 경우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퇴행성 관절염과 동맥경화증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사례는 점차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또 말초동맥질환으로 진단받고 시술을 여러 번 받았는데 알고 보니 만성정맥부전과 림프부종으로 인한 궤양성 상처가 동반돼 수년 동안 고생한 환자도 있었다. 이러한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는 혈관 질환을 다루는 혈관 센터를 주위에서 쉽게 접하기 어렵고, 또 대중적으로 혈관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통증의 원인 중 혈관 질환은 전체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크게 말초동맥폐색성질환과 만성정맥기능부전, 림프 부종이 있다. 말초동맥폐쇄성질환의 경우 50대 이상이고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한 번쯤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말초동맥폐쇄성질환의 경우 걸을 때 장딴지가 터질 듯 아프고 쉬면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동맥의 폐색이 진행되면 점차 다리가 차가워지고 근육손실 진행, 궤양이 생기기까지 한다.

    만성정맥기능부전 중 가장 잘 알려진 질환은 하지정맥류이다. 만성정맥기능부전은 밤에 쥐나 경련이 발생하거나 저녁에 부종이 동반되는 양상으로 보통 나타난다. 이런 경우 약물과 스타킹을 통한 보존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림프 부종의 경우 과거 연조직염의 과거력이 있을 때 림프계가 손상 받은 것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 이를 방치하고 생활하게 되면 다리 연조직의 섬유화가 더욱 진행돼 림프계의 손상이 더욱 진행된다.

    하지통증이 있는 경우 하지정맥류 클리닉뿐 아니라 혈관 클리닉을 방문하여 혈관 전문가와 면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추원공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암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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