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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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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무덤에 돌을 두지 말라

  • 기사입력 : 2022-02-04 08: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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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대구시 동구에 자리 잡고 있는 동화사는 493년(신라 소지왕 15년) 극달화상(極達和尙)이 창건했다. 832년(신라 흥덕왕 7년) 심지왕사(心地王師)가 사찰을 크게 중창할 때 겨울인데도 오동나무 꽃이 상서롭게 피어서 동화사로 바뀌었다. 동화사 정문을 지나자마자 도로 양옆의 산줄기가 내려와 폭이 좁아지면서 생기(生氣)가 쉽사리 빠져나갈 수 없도록 되어있다. 그곳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탁 트인 곳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 또한 설기(泄氣·기가 새어나감)가 되지 않게 한 주인공이 있다. 도로 좌측에서 공간을 좁혀주고 있는 저수지가 그것이다. 산줄기가 도로 옆 공간을 좁혀 생기를 흩어지지 않게 하고, 저수지의 물이 생기가 새지 않게 막고 있다.

    동화사는 ‘기승풍즉산, 계수즉지(氣乘風則散, 界水則止·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즉시 정지한다)’임을 알고 있는 정기가 충만한 곳이다. 주산(뒷산)인 팔공산의 생기를 간직한 용(龍·줄기) 하나가 뻗어 내려와 안식을 취한 곳에 위치한 동화사는 넓게는 좌측 산(좌청룡)과 우측 산(우백호), 그리고 큰 계곡이 흉풍을 막고 땅심을 묶어두고 있으며, 좁게는 화엄당이 청룡, 법화당이 백호, 봉서루가 안산(앞산)이 되어 나쁜 기운을 막고 있다. 절 마당을 드나드는 출입구인 필로티 구조의 봉서루(鳳棲樓)는 ‘봉황이 거처하는 대마루’라는 뜻인데, 예부터 봉황은 오동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죽순만 먹고 사는 신령스런 새로 여겨왔다. 그에 걸맞게 계단 아래 중앙에 봉황을 새긴 석물(石物)과 석란(石卵), 그리고 대나무를 두었으며 난간에는 용을 새겨두었다. 봉황은 상서로운 기운을 뿜으며 알은 다산(多産·아이를 많이 낳거나 번창함)을 상징하고 용은 나쁜 기운을 퇴치한다. 동화사는 봉황과 알, 용이 있어 기도발이 잘 받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구 동구에는 기도 효험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진 ‘갓 바위’가 있다. 갓 바위 부처님이라고도 불리는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은 불상 위의 보개(寶蓋·보륜 위에 덮개 모양을 하고 있는 부분)가 학사모와 비슷하여 수험생의 합격을 기원하면 특히 효험이 있다고 한다. 대구에서 갓 바위로 올라가는 길은 마치 수행을 위한 고통의 통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히 가파르다. 다리를 들어 다음 계단으로 올라가기 힘들 정도여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수시로 드는 곳이지만 누구도 포기하는 이가 없다. 고통을 힘들어하면서도 인내하며 올라가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품은 듯하다. 갓 바위 부처에게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믿음이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갓 바위 부처와 주변의 웅장한 바위들은 자철광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주파수가 맞으면 사람과 감응(感應·믿거나 비는 정성이 신령에게 통함)을 하게 되어 기도의 효험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무덤을 조성할 때도 바위와 석물(상석·망주석·비석·장대석 등)이 많으면 좋을까. 다시 말해 조상과 ‘동기감응(同氣感應·무덤의 좋고 나쁜 기운이 후손들에게 끼치는 영향)’의 가장 좋은 측면의 수단이 될까 하는 것이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땅심이 강하면 당연히 두툼한 흙이 지표(地表·땅의 겉면)를 감싸고 있어 광중(壙中·시신이 놓이는 무덤의 구덩이)에 수맥과 암반으로 인한 찬 기운의 침투와 지반 침하가 일어나지 않지만, 땅심이 약하고 돌이 많다면 석물을 많이 둘수록 육탈(肉脫·시체의 살이 썩음)과 소골(消骨·뼈가 삭음)을 방해하고 시신을 훼손시키게 된다. 언젠가 조부모 무덤 옆에 부모를 화장 후 평장(平葬·봉분 없이 평평하게 하는 장법)으로 모시고자 하는 이가 터 감정을 의뢰한 적이 있었다. 터와 주변은 바위가 많고 용맥(산줄기)이 뻗은 곳이 아니라 산비탈이며 잔돌이 많은 땅심이 약한 터여서 뼛가루가 변질·변색이 되는 흉지이기에 다른 곳을 구하도록 했다. 그러자 조부모 무덤에 망주석과 장대석을 설치하는 것은 괜찮은 지 묻기에 계곡의 찬 공기와 청룡, 백호가 없어 세찬 바람이 부는 곳이므로 석물을 두는 것은 피하고, 흙으로 활개(무덤 뒤와 옆에 설치하는 흙 둔덕)를 단단히 두르도록 일렀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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