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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산단에서 지역성장·국가균형발전 희망 찾는다- 박성길(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5-01 20: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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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금융위기, 2019년 코로나 팬데믹 등의 위기는 세계 각국의 경기침체를 초래했고,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전환, 세계 경제질서의 재편과 함께 자국 제조업의 중요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중 독일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고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며 ‘유럽의 리더’로 다시 도약했으며, 이러한 기반에 탄탄한 제조업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줬다. 이 사례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GDP(1910조원)의 27%(516조원)를 제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OECD 국가 중 독일(21.6%), 일본(20.8%), 미국(11.6%)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또 다른 큰 특징은 산업단지에 집적돼 있다는 것이다. 전국 1257개의 산업단지에 입주한 제조업이 전체 제조업 생산의 64%, 수출 66%, 고용 49%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제조업과 산업단지는 매우 긴밀한 관계에 있다.

    하지만, 산업단지의 여러 문제점은 제조업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첫째, 산업부문 에너지 사용의 84%, 온실가스 77%, 폐기물 52%가 산업단지에서 발생한다. 둘째, ESG 경영과 저탄소 제조업 전환에 대한 대응 여력과 인식이 부족하다. 셋째, 청년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이유로 산업단지 내 취업을 기피하고 있으며, 이는 지방소멸, 지역 혁신역량 저하와 직결되어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이러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산업단지의 디지털화, 친환경화를 통해 청년들이 찾아오는 산업단지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제조 현장의 스마트화를 통해 플랫폼 기반의 생산 공정으로 고도화하고, 생산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노력과 함께 생산 공정에서 폐기물 발생 자체를 없애는 넷-제로(Net-Zero)단지로 전환도 필요하다. 또한 산업단지 내 문화·복지·교육·편의 등의 인프라 확충을 통해 청년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근원적 해결책은 산업단지를 단순 제품 생산공간이라는 생각에서 지역경제의 혁신 공유지(Innovative Commons)로 재평가하는 것이다. 산업단지는 공급·수요·경쟁기업, 대학, 지원기관 등으로 이루어져 타 지역, 타 산업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는 산업단지가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고, 그 과정에서 파생된 경영·기술·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혁신 공유지로서 기능하는 데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창원국가산업단지에서 추진 중인 정부의 스마트그린사업을 경남 전체로 확대하고 이를 아우르는 혁신 공유지를 조성하기 위해 기업과 지자체, 공공기관, 대학, 연구소 등과 협업을 기반으로 혁신인재 양성→혁신서비스 개발→R&BD, R&SD→사업화→글로벌화의 선순환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 구수회의(鳩首會議)라는 옛말이 있다. 비둘기가 모이를 향해 모여들 듯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한다는 뜻이다. 기업과 정부, 지자체, 국회, 대학, 혁신기관 등이 함께 모여 미래의 산업단지에서 지역성장과 국가균형발전의 희망을 찾기 위한 난상토론을 펼칠 것을 제안하며, 그 주제는 ‘경남 전체 산업단지의 혁신공유지 전환’이 되길 기대한다.

    박성길(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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