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세상을 보며] 종전을 기원하는 개인적 이유- 차상호(창원자치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5-24 20:43:49
  •   

  • 머나먼 유럽에서 일어난 전쟁이 내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입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기름값이다. 특히나 SUV 운전자로서 휘발유보다 비싸진 경유 가격에 연일 놀라고 부담스럽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공업이 발달해 있으므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따로 들여오지 않는다. 원유를 들여와 정제한 후 판매하기 때문에 국제 경유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높을 이유는 없다.

    이유는 국내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등유 등) 가격이 국제가격, 정확히는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판매가격에 맞춰 결정되기 때문이다. 오피넷이 제공하는 국내 석유제품 주간 가격 동향(5월 20일)에 따르면 5월 3주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45.6$다.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146.7$로 더 비싸다. 작년 평균 국제유가는 휘발유가 배럴당 78.3$로 경유 77.5$에 비해 비쌌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국제가격도 역전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5월 2주 차 기준으로 정유사의 평균 공급가격은 보통휘발유가ℓ당 1831.2원이고, 경유 가격은 ℓ당 1914.8원이다.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5월 3주 차 기준으로 보통휘발유는 ℓ당 1963.6원, 경유는 ℓ당 1976.4원이다. 국제 경유 가격이 올 들어 역전된 것과 달리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은 5월 3주 차가 되면서 역전됐다. 휘발유가 일주일새 21.0% 오르는 동안 경유는 같은 기간 36.7% 오르면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기름 값이 오르고, 경유 가격이 역전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원인이다. 오피넷 주간 가격 동향 보고서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중국 상하이시 봉쇄조치 완화 기대감 등 영향으로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적으로 경유 공급 부족으로 경유 가격이 상승했다. 유럽은 경유차가 많은데, 그 경유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해왔다. 그런데 러시아로부터 공급이 끊기면서 수요가 더 많아지니 당연히 가격은 오르게 된다. 휴전협상 소식이 간간이 들렸지만 언제 전쟁이 끝이 날지 알 수가 없다.

    휘발유-경유 가격 역전의 또 다른 이유는 세금이다. 정부가 고유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유류세를 인하했는데, 같은 비율(30%)로 인하하다 보니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대략 247원이 줄어든 반면, 경유에 붙는 세금인 174원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휘발유는 주로 수송용, 즉 자동차 연료로 쓰이지만, 경유는 자동차 연료는 물론 산업용과 농업용 등으로 쓰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경유에 세금을 적게 책정하고 있다.

    중국의 도시 봉쇄도 기름값을 올리는 또 다른 변수가 될지도 걱정이다. 지난 2008년에도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적이 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공급 부족은 없었지만 수요가 많았다. 당시 중국과 인도 등의 경유 수요가 많아지면서 국제가격이 영향을 받은 데다 국내에서도 유류세 10% 인하 조치가 있어 한동안 경유 가격이 더 비싼 적이 있었다.

    코로나가 이제 좀 잠잠해져서 삶이 나아지나 했는데 기름값뿐만 아니라 곡물 가격도 오르면서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여파가 크다. 기름값만으로도 다른 물가에 영향을 주는데 이것저것 다 오르니 걱정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도 어서 빨리 종전이 되기를 기원한다.

    차상호(창원자치사회부 부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차상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