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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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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포켓몬의 추억- 강지현(편집부장)

  • 기사입력 : 2022-06-13 20: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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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는 용돈 500원이 생기면 마트로 달려갔다.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서였다. 실은 빵보다 빵 안에 든 스티커가 더 탐났다. 일명 띠부띠부씰. 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다. 포켓몬 스티커는 종류가 151가지나 됐는데, 친구들끼리 수집 경쟁이 붙곤 했다. 빵 1개엔 띠부씰 1개가 무작위로 들어있었다. 빵을 뜯어보기 전엔 어떤 스티커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띠부씰을 모으는 재미는 빵맛보다 좋았다. 1998년의 일이다.

    ▼지난 2월, 16년 만에 포켓몬빵이 돌아왔다. 첫 출시됐던 그 모습 그대로다. 가격은 3배 올라 1500원. 포켓몬빵에 열광했던 그때의 어린이는 ‘어른이’가 되어 다시 빵을 사들였다. 포켓몬빵을 위해서라면 마트 개점시간 전 줄을 서는 ‘오픈런’도 즐겁다. 159종이 된 띠부씰을 모두 모아 ‘포켓몬 마스터’가 되는 것이 목표다. 수집광이 늘자 띠부씰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빵보다 비싼 값에 거래된다. 희귀 캐릭터는 빵값의 30배가 넘는다.

    ▼포켓몬은 ‘포켓몬스터’의 줄임말로,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피카츄, 꼬부기, 파이리 등의 캐릭터를 통칭하는 말이다. 포켓몬은 1996년 닌텐도가 출시한 8비트 흑백 게임이 시초다. 이후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자 SPC그룹의 전신인 샤니가 포켓몬빵을 출시했다. 2017년엔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열풍이 불었다. 당시 포켓몬빵 신제품 3종이 나왔지만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돌아온 포켓몬빵’으로 시작된 포켓몬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식품에 이어 패션·생활용품·가전까지 접수했다. 포켓몬 아이스크림, 티셔츠, 스마트폰, 이어폰은 완판됐고, 캐릭터 우산, 샴푸, 치약, 화장품도 무섭게 팔려나간다. 한 시절 우리를 즐겁게 했던 포켓몬이 16년의 세월을 건너와 곳곳에서 추억을 소환한다. 가끔 포켓몬빵을 사먹는 딸아이를 위해 조만간 마트에 들러볼 참이다. 다행히 딸은 띠부씰보다 빵이 더 좋단다.

    강지현(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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