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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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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줍깅- 박귀영(수필가)

  • 기사입력 : 2022-06-30 2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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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며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동안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답답했던 마음을 달래듯 야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명 관광지마다 인파가 몰리다 보니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의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환경의 오염이 심해지고 있어 걱정이 된다.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 환경 실천 운동인 플로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스웨덴에서 새롭게 생긴 신조어인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이다.

    이는 스웨덴어 plocka upp와 영어 단어 jogging(조깅)의 합성어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을 말한다. 운동도 하고 환경도 지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주어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길을 걷다가 눈에 띄는 쓰레기를 지나치지 않고 준비해 간 비닐봉지에 담아오는 행동이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되는 것이다. 쓰레기를 그냥 줍는 것이 아니라 스쿼트 동작을 하듯이 하기 때문에 운동도 되고 환경도 살리는 효과가 있다.

    얼마 전 소모임에서 플로깅에 한번 참여해 보자는 의견이 나와 여럿이 동참을 해 보았다. 동네 산책길에 쓰레기가 의외로 많았는데 플로깅의 취지에 맞게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다 보니 온몸에 땀이 맺혔다. 스쿼트처럼 정석으로 하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규칙을 정해 운동하듯이 하니 훨씬 쉽게 느껴졌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함께하니 생각처럼 부끄럽지는 않았다. ‘줍다’와 ‘조깅’을 합한 ‘줍깅’은 플로깅의 한국식 이름으로 불려진다.

    생소한 이름이어서 듣는 사람들마다 되묻고는 하지만 그 취지를 설명하면 모두가 공감하며 동참을 약속하는 편이다.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가져와 분리수거까지 하면 제대로 된 환경 살리기가 될 것 같다. 환경을 보호하고 운동도 할 수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 어차피 지구는 우리가 지켜야 하니까.

    박귀영(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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