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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역신문의 존재 이유

  • 기사입력 : 2022-11-07 20: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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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7일 오전 제400회 정례회 기간 진행한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다 속상한 기분이 들었다. 한 도의원과 본 기자와의 언론관이 서로 상충한 때문이다.

    소통담당관에 대한 이날 감사에서는 ‘지역신문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 한 도의원의 입에서 나왔다. 우기수(창녕2, 국민의힘) 의원은 “작년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이 늘었다. 요즘 종이신문을 누가 보냐”면서 “도정을 홍보하려면 방송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게 맞지 않냐”라고 했다. 의원의 말을 곱씹으며 속으로 이런저런 볼멘소리를 뱉었다.

    지역신문에 몸을 담고 있으니 신문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듯한 말에 기분 나빴던 게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신문 매체가 처한 현실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언론은 어떤 사실을 알리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또 사안에 대한 정보를 알려 그에 대한 공론의 장이 된다.

    공공재를 사용하는 방송에 비해 신문은 이야기를 풀어 쓸 공간에 여유가 있다 보니 보다 많은 내용이 실릴 수 있다. 매체적 특성이 그렇다. 반대로 방송은 영상 같은 시각적 요소로 사람들에게 이야기 전달에 더 효과를 발휘한다. 각 매체는 각자의 자리에서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한 예로 지역신문은 지역 곳곳에 투입돼 보다 지역에 밀착된 뉴스를 생산할 수 있는 것처럼.

    이날 감사에서 또 다른 의원은 ‘언론의 역할’을 하는 언론에게 지원을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마음속으로 공감을 보냈다. 박준(창원4, 국민의힘)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장은 “도내에서도 광고비 강매 관련 언론 검찰 송치 사례가 있었던 걸로 안다. 팩트를 전하는 게 언론의 역할인데 어떤 언론사는 광고비를 안 준다고 편향된 보도를 하거나, 거짓을 진실인 양 보도한다”면서 “신문은 모두 위기이고 경남의 대표 언론들도 경영난은 마찬가지다. 모두를 지원할 수는 없겠지만 언론의 역할에 매진하는 언론은 제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가 서브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옛날에 비해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이 줄어든 건 부정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글보다는 영상을, 읽는 것보단 듣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신문에서 만드는 기사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고 언론의 역할을 한다.

    ‘많이 보는 매체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원 주장 대로라면 신문에 대한 지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과거를 모르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전제는 기록이다. 신문은 역사를 기록한다.

    김현미(정치여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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