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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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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청도 운문사의 신비한 산내 4대 암자

  • 기사입력 : 2022-11-18 0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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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의 호거산이 주산(主山·뒷산)인 운문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석주(石柱)가 위엄 있게 서있는 매표소 입구는 승용차 2대가 왕래할 수 있는 도로가 있는데, 이러한 도로 입구를 기운이 드나드는 수구(水口)라 한다. 수구는 넓을수록 생기(生氣)가 쉽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흉하며, 좁을수록 생기를 가둘 수 있어 길하다. 매표소를 들어서면 오른편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들은 장풍(藏風·바람을 막거나 가둠)을 통해 생기의 교란을 방지하고 수구를 좁혀 좋은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게 한다. 구불구불 굽은 길의 정점에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연꽃이 핀 것 같은 형상의 가람 배치를 한 운문사가 있다. 운문사에는 동쪽 사리암, 북동쪽 내원암과 청신암, 북쪽 북대암이 자리 잡고 있다.

    운문사 산내 암자 중 사리암과 북대암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으며 돌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발산하는 영험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기도발 잘 받기로 소문난 기도처이다. 반면 내원암과 청신암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기운이 흘러나오는 암자다. 사리암과 북대암이 동적이라면 내원암과 청신암은 정적인 기운이 강하다. 북대암은 운문사에서 최초로 세워진 암자이다. 운문산성(일명 지룡산성)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 제비집처럼 높은 곳에 지어져 있다 해서 북대암이라 이름 붙여졌다. 사리암과 청신암, 내원암으로 뻗은 용맥(龍脈·산줄기)은 넓고 차분하지만 북대암에 다다른 용맥은 좁고 힘차다. 북대암은 도로 옆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올라가는 도중 주변 곳곳에 박힌 양명(亮明·환하게 밝음)한 바위들의 정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대암 뒤편 우뚝 솟은 큰 바위는 웅장한 모습과 함께 그 기세를 뽐내고 있다. 주산(뒷산)이기도 한 큰 바위는 비바람과 살기(殺氣)로부터 북대암을 보호하는 든든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큰 바위는 숫바위(남자바위) 형상을 하고 있기에 풍수에서는 비보암(裨補岩)이라 하는데, 비보암인 큰 바위는 외부 사람들을 경계하여 지키는 경비병 역할을 하는 동시에 스님의 수행(修行)을 돕는 신성한 바위다.

    게다가 큰 바위 아래 푯말에 적어놓은 글이 바위의 신성함을 더해준다. ‘이곳에는 스님의 사리와 보살의 사리가 봉안되어 있다. 수행을 열심히 하신 스님이 열반에 드시면서 사리가 나오면 북대암 뒤 바위에 안치하라는 유언에 따라 모셔졌고 하나는 아랫마을 노보살님이 평생을 눕지 않고 염불하여 생시에 치아에서 사리가 나와 이곳 바위에 봉안되었다’는 글이 적혀있다. 큰 바위 아래가 기도발을 확실히 받는 오리지널 기도장소다. 이곳에서 운문사를 바라보면 연잎에 둘러싸인 연꽃 형상임을 알 수 있다. 연꽃은 ‘순결’과 ‘군자’를 상징하며 운문사는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과 학식이 높은 여승(女僧)이 수행을 하는 사찰이다. 운문사가 연꽃임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북대암이다.

    운문사의 북동쪽에 있는 내원암은 산내 암자 중 제일 오래되고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원응국사 학일이 창건했다. 산비탈을 ‘ㄴ’자로 절개해 ‘막쌓기’로 석축을 조성했으며 무량수전에는 석조아미타불좌상이 봉안돼 있다. 무량수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좌우측에는 두꺼비 한 쌍과 사자 석상이 나쁜 기운을 퇴치하도록 했으며, 삼층석탑은 약한 지기(地氣)를 보강하기 위해 설치했고, 좌측의 멱우선실(覓牛禪室), 우측의 세진당(洗塵堂)은 좌청룡과 우백호 역할을 함으로써 좌우측의 찬바람과 미세먼지를 막아주고 있다. 여기에 산신과 동자, 호랑이가 중심에 있고, 주변에 소나무와 바위산, 폭포가 그려져 있는 ‘산신도’도 살기 퇴치에 한몫하고 있다. 내원암은 무해지지(無害之地·보통의 터)를 길지(吉地·좋은 터)로 만들기 위한 풍수의 지혜가 담겨있는 암자다. 청신암 입구 양쪽 돌탑은 수구를 좁혀 설기(洩氣·기운이 새어서 날아감)를 막았다. 좁은 다리를 지나면 문수전과 계단 양옆에 설치한 석등이 있는데, 석등으로 살기를 막고, 다리 아래 하천이 땅의 기운과 활력을 북돋워 생기가 넘치는 암자가 됐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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