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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악양루(登岳陽樓)
태양에 등을 내어준 구름을 비추는 강물에
굽이쳐 흐르는 시내가 어깨를 기대네.
어차피 둘은 한 몸이 될 사이
천(川)과 강의 경계를 알 리 없지.
여기는 사방이 나뉘어 싸우는데
어디부터가 동(東)이고 어디까지가 남(南)이냐.
곱게 뻗은 제방을 따라가다 보면
다시 너를 만나 나란히 걸을 수 있을는지
알 수 없는 기약에 한숨 어린 시 한 편을 토해놓았네.
☞ 진주에서 내려온 남강과 함안천이 만나는 지점,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라는 듯이 깎아지른 기암절벽 위에 악양루가 서 있다. 본래 악양루는 두보(등악양루), 이백(여하십이등악양루), 범중엄(악양루기) 등 수많은 중국 문인들의 사랑을 받은 중국의 명승지인데, 이 악양루와 비교되는 풍경이라는 의미로 같은 이름이 붙었다 한다. 이름의 유래처럼 만발한 꽃을 둘러싼 제방과 들판이 하천과 만나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색감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시·글= 이강휘 시인, 사진=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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