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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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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감천, 흰여울문화마을과 좋은 집터의 조건

  • 기사입력 : 2022-12-02 0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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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광역시에 주거와 문화 공간을 복합한 주거문화단지를 조성해 관광명소로 주목받는 곳이 있다. 감천동의 감천문화마을과 영선동의 흰여울문화마을이 그곳이다. 감천문화마을의 감천(甘川)은 감내(甘內) 또는 감래(甘來)가 옛 이름이며 다내리(多內里·多大 안쪽마을)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물이 달고 맛있어 사람 살기에 좋다’는 뜻으로 감천이란 지명을 붙였다는 것이 더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감천동은 한국전쟁 당시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돼 현재에 이르기까지 민족 근현대사의 자취와 기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산복도로(山腹道路·산의 중턱을 깎아 만든 도로)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지형적 특성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다.

    더구나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늘어선 계단식 집단 주거형태는 뒷집의 조망을 살리면서 면적이 적은 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감천동만의 독특한 주거지 형상이다. 감천문화마을은 주산(뒷산)이 수형산(水刑山)으로 예술가나 선비의 배출을 의미하기에 문화마을을 조성한 것은 기발한 착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수형산은 군데군데 계곡이 많아 물길을 형성한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냉기(冷氣)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게다가 집 앞마당이 없다는 것은 마치 ‘논밭이 없거나 묘 앞에 절할 자리가 없다’는 것과 같아서 재물을 모으기 어렵다. 다행히 관광명소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터를 다져줌으로써 찬 기운이 흐르고 초라하게 보일 수 있는 집들에 온화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있어 생기(生氣)가 흐르는 주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비탈에 위치한 감천문화마을은 비록 명당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지만 호수 같은 바다가 수증기를 내뿜어 외부로부터 불어오는 미세먼지를 막아주고, 오가는 관광객이 지기(地氣·땅기운)도 강화시켜주므로 걸출한 인재가 나올 수 있는 곳이다.

    영선동에 위치한 흰여울문화마을은 땅속에 꽤 많은 돌이 박혀있어 바닷바람과 함께 찬 기운이 감돈다. 영선동은 영도에서 제일 먼저 마을이 형성된 지역이며 영선(瀛仙)은 옛 지명이 나릿가(나룻가)로 육지에서 영도를 향해 배를 타고 오면 닫는 ‘나루터 옆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필자는 한자의 뜻을 살려 ‘신선이 사는 바다 옆에 위치한 마을’이라 하고 싶다.

    광활한 바다가 보이는 흰여울문화마을은 주산이 봉래산으로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형적인 틀을 갖췄다. 마을은 도로(절영로)를 따라 넓게 분포돼있고, 깎아지른 듯한 산비탈에 있어 차고 습한 기운이 감돌며 바다 쪽의 서향 햇빛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에 주거지로는 적합하지 않다. 더구나 드넓은 바다가 훤히 보여 사람이 상시 거주하는 것보다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문화마을로 개조해 바다가 주인공이 되도록 하면서 영화 촬영지(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등), 해안산책로, 흰여울전망대, 흰여울해안터널, 커피숍, 식당 같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갖췄기에 생기가 넘치는 명소가 됐다.

    하지만 바다는 잠시 다녀가는 관광명소로 흰여울문화마을의 가장 큰 공신(功臣) 역할을 하지만, 오랫동안 바라다보면 우울증을 동반한 삶의 공허감을 느낄 수도 있으므로 거주지로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흰여울문화마을을 관광지로 개발한 것은 사람들이 땅을 다져 생기를 퍼뜨리고 땅심을 북돋우는 신의 한 수라 할만하다.

    발복지지(發福之地·복을 받는 좋은 집터)가 되려면 생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집으로 들어가는 바깥 주변과 대문 입구는 좁아야 하고, 담장을 두른 마당은 넓어야 하며, 주산의 용맥(산줄기)이 내려오다가 멈춘 곳이어야 한다. 또한 배산임수의 지형으로 집 앞에는 논밭과 연못이 있거나 산으로 둘러싸인 호수 같은 바다와 강이 있고, 집 옆에는 산이나 건물이 유정한 형상으로 집을 포옹하며, 집과 조금 떨어진 곳에 노거수(老巨樹·수령이 많고 커다란 나무)가 있어 땅기운을 강화시켜주고, 소나무와 대나무 같은 상서로운 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흉풍(凶風)과 살기(殺氣) 및 초미세먼지를 막아주는 곳이어야 한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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