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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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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동군, 여론 듣기 ‘양날의 칼’

  • 기사입력 : 2022-12-06 20: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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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선 행정’이나 ‘새로운 시도’는 실수라는 복병을 만나기 쉽다. 실수가 무서워 시도조차 않는 것은 공무원에겐 직무유기다. 두 부분은 양날의 칼이다.

    하동군이 지난달 28일 마감한 ‘교육 발전 방안 설문조사(이하 교육 설문)’와 상설 운영 중인 ‘군민 제안’이 이 범주에 드는 것 같다.

    교육 설문은 무기명으로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15개 설문은 방과 후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하동고-하동여고 통합 등 동문이 아니어도 관심을 가질 만한 설문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인증 등 보안시스템을 작동하지 않았다. 마감 1주일 전에, 문제점을 발견하고 외부인 답변을 제한하는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군은 해명했다.

    군은 또 이런 점을 감안, 결과는 취합하되 공식 자료로 발표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답변자 중 개인정보 사용 동의자를 대상으로 군민-비군민을 분리해 군민에게만 제로페이가 지급되도록 하는 등 객관성과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설문조사를 마무리했다고 강조했다.

    군민 제안은 거꾸로 지나친 인증이 발목을 잡을 것 같다. 제안을 올리든, 제안에 공감을 표시하든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군민 제안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려면 게시 한 달 동안 공감 50개를 얻어야 한다. 지난달 24일부터 2개의 제안이 올라와 있다. 1개 제안은 공감이 0(제로), 1개는 공감이 1개다. 마감이 남았지만 제안 2개 모두 군의 기준을 맞추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공감이 낮더라도 답변은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운영상 문제점이 드러나면 개선하겠다고 했다.

    무지나 실수가 불법 행위 등의 면책 요소가 될 수 없다. 서비스를 받는 국민들은 ‘보지도 못한 공고문’, 즉 권리 위에 낮잠을 잔 실수 때문에 민·형사상 불편을 감당해야 하는 경험을 종종 한다.

    누가 불편을 겪거나, 감당하는 것이 ‘좋은 행정’일까?

    이병문(자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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