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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21) 엉가아가다, 지날

  • 기사입력 : 2023-01-06 0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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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해가 바뀌니 모든 게 새롭네. 올해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잖아. 토끼는 예로부터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고, 재앙을 물리치는 영물로도 알려져 있지. 토끼 해 기운을 받아서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좋겠어.

    ▲경남 : 토까이가 올개 좋은 기운을 줄란가. 오시 겡제가 너무 안 좋더라꼬. 작년 소비자물가가 5% 넘기 올라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에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카더나. 하기사 월급 빼고는 말키 다 올랐다 아인가베.

    △서울 : 나도 그 기사 봤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2021년보다 5.1% 올랐고, 외환위기 때는 7.5% 올랐다잖아.

    ▲경남 : 물가가 이래 마이 오르모 서민들이 살기가 에립다 아이가. 살림을 엉가아갈라캐도 원캉(엉캉) 짜치가 그래 몬 하는 기라.

    △서울 : 쪼들리다 뜻의 짜치다와 원체 뜻의 원캉은 아는데, ‘엉가아갈라캐도’가 무슨 말이야?

    ▲경남 : ‘엉가아가다’는 살림이나 가세 등을 그럭저럭 메워가다 카는 뜻인데, ‘도이(돈이) 짜치제?’ 이래 물으모 ‘엉가아가야제’ 이래 카지. 이 말은 여러 가지를 모아 일이 되게 하다란 뜻의 포준어 ‘엉구다’에서 온 말인데, 겡남에서는 뜻이 달라진 기지.

    △서울 : 국내뿐만 아니라 경남지역 경기도 장기 침체 우려가 있더라. 창원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창원지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3년 1분기 창원지역 기업경기전망조사’를 했더니, 경기전망지수(BSI)가 기준치 100 아래인 71.4를 기록해 3개 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대. 지난달 김해에선 자동차 부품업체가 부도났잖아.

    ▲경남 : 부도 카는 소리 듣다 보이 새앵킨긴데, 부도는 지날 돈을 몬 주모 생긴다 아이가. ‘지날’은 ‘제날’의 겡남말인데, 미리 때로 정해둔 날 뜻으로도 씨고, 일이 있는 그날인 당일 뜻으로도 씬다. 그라고 ‘제날짜’는 ‘지날짜’, ‘그날그날’은 ‘지날지날’, ‘당일치기’는 ‘지날치기’라 칸다.

    △서울 : 정부가 경제 정책을 잘 마련해 기업과 가정 살림이 엉가아가는 것을 넘어서 여유가 있도록 만들어야지.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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