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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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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일상의 모든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은행- 최홍영(BNK경남은행장)

  • 기사입력 : 2023-01-29 19: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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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의 모든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은행. 조금 생뚱맞게 들릴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목 좋은 곳에 위치해 안에 들어가면 친절한 창구직원들이 금융업무를 처리해 주는 곳이 일반적인 은행의 모습일 것이다. 디지털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은행 앱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대부분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된 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 이제는 일상의 모든 곳에서 은행을 만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지난 1월 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다녀왔다. TV, 냉장고, 세탁기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대신 모빌리티, 핀테크, 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가전제품 박람회에 핀테크, 메타버스 서비스가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내장형 금융)’이라는 테마로 전시관 한 편을 차지하고 있었다.

    디지털의 발달은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한번 생산한 콘텐츠의 무한 복제를 가능하게 했고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디지털기기에서 한두 번의 클릭만으로 결제하고 소비하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결제 행위도 모자라 설정해 놓으면 정해진 시기에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서비스, 일명 구독형 서비스도 일반화되고 있는데, 이제는 소비가 이뤄지는 모든 곳에 결제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결제를 하려면 내 돈이 저장돼 있는 곳, 궁극적으로는 은행계좌와 연결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일 게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구매, 소비의 물리적 경계가 허물어지고 그 바탕에 화폐의 지불이 일어나는 모든 곳에 은행이 스며들어 있는 세상이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단순히 구매할 때 결제하는 정도를 넘어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 서비스가 등장하면 이를 알려주는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고, 고가의 경우라면 분할 결제를 유도할 것이고, 여행상품이라면 상품 정보와 동시에 여행자금 마련 적금 상품도 클릭 몇 번으로 자연스럽게 가입할 수 있을 것이며, 생체인식, 블록체인 등의 기술로 인증 또한 극도로 간편하면서도 안전한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 안에서 입체감을 느끼면서 2차원에 한정된 스마트폰 화면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실제로 영업점에 있는 현실감을 즐기면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동으로 운행하는 거실과 같은 자동차 안에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면 결제하고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이동하게 될 것이다. 돈이 필요한 곳이면 이미 그 곳에 금융 서비스가, 은행이 스며든다는 것이다. 이를 임베디드 금융, 우리말로 하자면 일상의 모든 곳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필요한 때에 은행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경남은행도 디지털뱅킹 서비스에 나아가 올해를 디지털뱅크로 전환하는 원년으로 삼아 디지털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의 경영 화두가 바로 일상의 모든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은행, 디지털 경남은행의 실현에 있다. 부울경 지역에서 나아가 수도권을 비롯하여 전국 어디에서나 소비가 일어나는 모든 곳에, 고객의 일상 속에 디지털 경남은행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이번 CES를 다녀와서 갖게 되었다면 과한 자신감만은 아닐 것이다. 몇 년 후에 다시 라스베이거스를 찾을 때 소비자 가전 박람회가 소비자 디지털 금융 박람회로 바뀌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싶다.

    최홍영(BNK경남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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