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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지역대학 위기와 지역사회 문제- 정필승(인제대 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2-05 19: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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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학년도 입시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대학가는 머지않아 설레는 새 학기를 맞이한다. 이렇게 캠퍼스는 사계절이 순환하듯 해마다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많은 지역대학의 캠퍼스 분위기는 매년 달라지고 있다. 지속적인 출산율 감소와 이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의 결과로 대학 미충원의 문제는 이제 더는 새로운 일이 아니며, 2023학년도 수시 입시 정원 미등록률은 서울 소재 대학은 3%의 미충원율을 기록했지만, 지역 대학은 18.6%의 미충원율을 기록하여, 대학 지원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중되면서 입학정원 미충원 사태는 지역대학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 발표된 입시 분석 중 더욱 충격적인 소식은 이번 2023학년도에 진행된 정시 모집에서 지원자가 전혀 없는 학과가 전국 26개로 2020년 3곳을 기록한데 비해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들 모두 지역대학에 속한 학과라는 점이다. 사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시자원 부족현상은 이미 예전부터 예상 돼오던 문제이지만, 학령인구 감소 문제와 더불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수요가 더해지며 입시자원 부족 현상에 대해 지역대학이 체감하는 폭이 예상보다 더 크다는 것이 입시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가에서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움직임은 대학 구조조정이다. 부울경 지역의 사립대학들을 비롯하여 대전 이남 사립대학들은 이러한 구조조정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러한 학과 구조조정 외에도 타 대학과의 통폐합 및 캠퍼스 이전 등 교육수요자 시장의 규모와 분포를 고려한 변화 역시 관찰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의 문제는 그 근본적인 원인이 출생률 감소에 있어서, 비단 대학교육과 지역대학 존폐의 문제에 국한될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으며 관련 대응책이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는 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학령인구 감소 대응 방안을 발표하며,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정원 감축 계획을 제출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참여 대학들에게 추가로 재정지원을 추진하였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 현상이 비교적 완화되는 2025년까지 단기적인 연착륙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대학교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취지로 교육부가 갖고 있는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을 2025년까지 모두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방침이 새롭게 논의되고 있으며, 대학 운영 시 4대 요건, 통폐합 기준, 소유 원칙 등의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대학설립 및 운영 규정 개정령안 입법을 예고하여 사실상 대학 구조조정에 관련된 규제를 크게 완화할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수도권과 지역 대학 간의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현시점에서 규제 완화라는 측면은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으며, 규제로 인한 유불리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순기능을 할 것이라 예상하지만 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완화 및 지자체 분산 정책은 학령인구 쏠림현상이나 지역대학 대규모 미충원사태에 대한 해결책과 거리감이 있다는 의견과 더불어 근본적인 사회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문제해결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 역시 있다.

    현재 학령인구 감소로 나타나는 출산율 감소 문제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노령화 사회 문제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대규모 미충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움직임은 분명 대학의 변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인구감소와 쏠림 현상을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기 전에 중앙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와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제시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정필승(인제대 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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