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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남글로벌게임센터 입지 근거 오류

  • 기사입력 : 2023-02-05 21: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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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설립 예정된 경남글로벌게임센터의 입지를 놓고 지자체간 물밑 유치전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에 뛰어든 곳은 창원시와 진주시로, 경남에서 콘텐츠산업에 가장 관심을 가지는 지자체들이다. 그런데 세부 내용을 들여다 보면 두 지자체 모두 ‘게임개발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로벌게임센터의 입지는 ‘역세권’과 ‘집약성’을 최우선으로 따져야 한다. 이는 게임개발분야 종사자 및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게임산업은 명확하게 ‘게임개발산업’과 ‘e스포츠산업’으로 구분돼 있다. 이에 따른 입지 조건도 산업별로 다르다. 전국구로 보면 게임개발산업의 메카는 경기도 성남시의 ‘판교신도시’이고, e스포츠산업의 메카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롤파크’로 볼 수 있다. 현재 진주시는 경남글로벌게임센터를 경남e스포츠경기장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목소리다. 100% 단언한다. 글로벌게임센터에서 개발한 게임이 e스포츠경기장에 오를 일은 없다. 글로벌게임센터는 그런 게임을 만드는 곳이 아니다. 휴대폰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나 하나의 판타지 책처럼 스토리에 중심을 둔 게임을 만드는 곳이다.

    진주시가 강조해야 할 점은 경상대가 진주역과 가까운 역세권이란 사실이다. 이는 다른 무엇보다 큰 강점이다. 지역에서도 게임 개발이 가능해진 시대이지만, 중앙과의 퍼블리싱(출시·유통) 등 연계가 여전히 중요해 최소한의 접근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수한 지역 센터들을 보면 주요 교통편에서 도보 10여분 거리에 시설이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창원에 위치한 경남대학교에 게임센터를 설립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버스터미널이 인접해 있지만, KTX 역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창원시의 경쟁력은 성산구에 위치한 경남콘텐츠코리아랩, 경남웹툰캠퍼스 등 기존 콘텐츠산업 시설과의 집약성에 있다. 타 지역도 게임센터를 콘텐츠 관련 시설과 같은 건물에 두는 등 집약화해 운영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경남대는 거리적인 측면에서 제약이 크다. 콘텐츠 산업의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진주시의 주장도 시장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 역시 아쉽다.

    오로지 ‘역세권’과 ‘집약성’으로만 생각해보면 경남콘텐츠코리아랩, 경남웹툰캠퍼스가 위치한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구 동남전시장)과 인근에 방치돼 있는 SM타운으로 시선이 향한다. 창원버스터미널과 창원역이 인접해 있고, 다른 콘텐츠 산업과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위치다. 주어진 제약들을 모두 고려하면 창원과 진주 모두 근거가 있다. 그런데 먼저 게임개발산업, 콘텐츠산업을 이해하고 유치전에 나서주길 바란다. 시정 업적으로만 활용하기 위해 게임센터 설립에 나서는 분위기다. 청년유출과 지역소멸이란 무거운 주제 아래서 거짓말은 하지 말자.

    김용락(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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