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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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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탄소 C- 성윤석

  • 기사입력 : 2023-02-09 08: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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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못에까지 와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물속에 던져두고

    저 탄소의 결정인 다이아몬드를 버리고

    연못에 돌아앉아 있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버리는 것

    버림받는 것이라고

    사람과의 달력은 가장 오래된 달력

    사람과의 정거장은 가장 오래 서 있는 정거장

    앞으로도 서 있을 정거장

    연못에선 어쩌자고

    하나의 감정이 떠오르고 있단 말인가

    탄소의 결정처럼 단단한 계절이

    다시 오고 있단 말인가


    ☞ 성윤석 시인의 시집 ‘밤의 화학식’에는 원소 주기율 기호가 가득하다. 탄소는 지구에서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원소다. 어쩜 지구는 탄소 덩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그마도 단단한 바위도 탄소를 품고 있다.

    석탄도 연필심이 되는 흑연도 다이아몬드도 다 탄소결정체다. 분자구조만 다를 뿐이다. 분자구조의 차이가 석탄도 되고 흑연도 되고 다이아몬드도 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로 알려진 다이아몬드도 결국 탄소로 이루어진 것이다.

    결혼예물로 가장 인기가 좋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연못에 던져두고 “중요한 것은, 버리는 것 버림받는 것이라고” 중얼거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연못에선 어쩌자고/ 하나의 감정이 떠오르고 있단 말인가” 이산화탄소처럼 탄소가 문제다. - 성선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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