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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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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곳곳에 생기가 가득 찬 함안 마애사

  • 기사입력 : 2023-02-10 08: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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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경남 함안군 군북면에 불국사의 말사인 마애사(磨崖寺)가 있다. 주산(뒷산)은 방어산(防禦山)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웅장한 용맥(龍脈·산줄기)이라 일컫는 백두대간의 12정맥 중 하나인 낙남정맥에서 갈라진 옹골찬 산줄기가 방어산에 다다랐으며, 방어산에서 분파한 옹골찬 산줄기 하나가 뻗어내려 혈(穴)을 맺은 곳에 마애사가 위치하고 있다. 지명 유래는 방어산의 ‘방어’가 ‘상대편의 공격을 막는다’는 뜻인데, 임진왜란 때 정상부에 산성을 쌓고부터 방어산이라 불리게 됐다. 사찰을 둘러싼 주산은 ‘병풍산’으로 주변의 살기(殺氣)와 미세먼지 및 냉기(冷氣·찬 기운)를 잘 막아주고 있다. 게다가 좌청룡(좌측 산)이 우백호(우측 산)를 유정하게 감싸고 있어 생기가 새는 것을 커버하며 우백호가 안산(앞산) 역할을 대신하고, 안산 뒤의 조산이 겹겹이 있으니 뛰어난 선승(禪僧)을 배출할 수 있는 지세를 갖추었다. 사찰은 방어산을 뒤에 두고 하림천을 앞에 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며, 구불구불한 사행로(蛇行路·뱀이 기어가는 듯한 형태의 길)와 좁은 입구는 수구관쇄(水口關鎖·기운이 새어나가는 입구를 막음)가 잘되도록 함으로써 생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수구란 기(氣)의 통로로 작은 배 한척이 드나들 정도로 좁아야 한다’고 쓰여 있다. 수구가 좁으면 생기가 모이고, 수구가 넓으면 생기가 흩어진다. 마애사는 조롱박 형상의 터이면서 수구가 좁아 기가 뭉쳐진 정기어린 사찰이다. 마애사는 한자에서 그 뜻을 알 수 있듯이 ‘모난 부분을 갈고 닦는다’는 의미가 담겨있으므로 뜻에 걸맞게 동방에서 제일가는 수행도량으로 자리매김을 했으면 한다. 마애사일주문 밑에는 두꺼비 같기도 하고, 강아지 같기도 한 묘한 형상의 자연석이 있다. 이 자연석은 재물이 쌓이고 무탈하기를 기원하고, 외부로부터의 흉한 기운을 막는 비보석(裨補石)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08계단을 지나면 사찰의 규모에 비해 꽤 큰 편인 화장실이 계곡을 뒤에 두고 도로를 향해 있는데, 도로 폭을 좁게 해 설기(泄氣·기가 새어서 날아감)를 차단하고, 계곡의 찬바람이 건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끔 하는 비보(裨補·모자라는 것을 채움)의 기능도 하고 있다. 만수전 못 미쳐 좌측에 나열한 불수암(부처님 약손 바위)과 숫바위, 호암석은 좋은 기운을 발산하며, 동양최대의 청룡을 새긴 바위는 인공연못과 함께 갈룡음수형(渴龍飮水形·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는 형상)의 길(吉)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기도발을 최대로 받게끔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모자상 위의 요사채와 청운당은 안온한 기운이 흐르고, 청룡바위와 만수전, 극락보전은 영험한 기운이 흐른다. 방어산의 골을 따라 내려오는 물은 도로와 인공 계곡에 연결되도록 함으로써 건물이 수맥(水脈)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사찰 곳곳에 바위를 이용한 석물이 너무 많아 냉랭한 공기가 부유하고 있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경내의 자갈을 깔아둔 곳을 포함한 공터에는 나무를 심거나 꽃밭을 조성하고, 출입문과 담장은 목재를 가능한 많이 사용해서 나무와 흙과 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뭐니 뭐니 해도 마애사의 명물은 붉고 거친 바위면에 가늘고 얇게 음각된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이다.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은 방어산 절벽 아래에 약사여래와 두 보살이 새겨져 있는 마애불이다. 바위에 새겨놓은 부처를 마애불이라 부른다. 약사여래 양쪽 옆으로 달과 해를 상징하는 월광보살과 일광보살이 약사여래를 향해 공손히 서 있다. 삼존입상에서 생기가 은은히 풍긴다. 불상 앞의 터는 상당히 넓은 편인데, 음택(陰宅·무덤)과 양택(陽宅·건물)풍수에서는 공히 이를 전순(氈脣)이라 한다. 전순은 무덤의 절하는 장소 또는 건물 앞마당과 앞쪽 논밭을 말하며 넓으면 재물 복이 많게 된다. 마애불 전순의 지기(地氣·땅기운) 정도는 보통에 속하지만 음각된 마애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청룡바위와 함께 마애사에서 기도발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는 생기가 가득 찬 곳이다. 마애사는 보기 드문 수행도량이다.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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