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경남시론] 뉴스에 ‘경제’와 ‘민생’이 사라졌다- 진병진(창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2-19 19:06:27
  •   

  • 3년을 넘겨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19 사태와 1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난방비 인상 등 이유로 민생이 힘들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들에서는 경제와 민생 문제보다는 정치권의 문제를 더욱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대다수의 국가들이 취해 왔던 국경 봉쇄에 준하는 조치는 단순히 관광객 감소 등 인적 교류만 줄어들게 만든 것이 아니라 교역에도 제약을 발생시켜 세계경제의 회복을 둔화시켰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은 원활한 교역에 장애를 발생시키는 것에 더해 최근에는 관련된 국가들을 편 가르기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가뜩이나 힘든 경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경제의 대부분을 교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에게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꾸준한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경제를 유지해 왔던 한국이 최근 11개월 동안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 1월에는 급기야 126억불 이상의 적자가 발생하여 역대 최대이자 사상 최초로 세 자릿수의 무역수지 적자를 경험하였다.

    이 문제가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이유는 적자 발생의 이유가 단순히 원료나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수입액의 증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수출 부진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수출환경의 개선이 이루어지거나 새로운 수출품목이 부상하지 않을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서민경제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가스비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난방비 폭탄,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의 인상,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는 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로 인해 발생한 가계부채 상환의 어려움 지속 등 국가 경제와 민생이 모두 힘겨운 처지이다. 보통의 경우 요즘처럼 경제상황이 어렵고 민생 또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 뉴스의 헤드라인은 경제 문제에 대한 분석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정책이나 대책 등이 차지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최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경제나 민생과 관련하여 제공되는 일부 뉴스들에서도 경제 상황의 심각성과 민생의 어려움에 대한 문제의 제기만 있을 뿐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정치권과 정부당국의 노력과 관련된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뉴스가 다루는 내용은 여당의 당대표 후보들 중 누가 유리한 상황인지, 야당 대표가 어떤 문제에 봉착해 있는지 등 정당과 정치인 자체에 대한 내용들로 넘쳐나고 있다. 물론 정치가 국가의 안정적 운영에 있어 필수적이며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정당과 정치가 필요한 본질적 이유가 국가의 안정적 존립과 국민의 평안한 삶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라는 데에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뉴스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주도해야 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어려운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나 노력보다 정치권 자체의 이해득실이 월등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이는 정치권과 정부가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본연의 존재가치를 망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민이 정치에 기대하는 것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 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건전한 토론과 합의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를 통해 뉴스에서 ‘경제’와 ‘민생’이 늘 우선순위에 있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 되어야 한다.

    진병진(창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