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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대학의 위기 탈출에 소통하는 형님리더십 총장- 송신근(창원대 회계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2-21 19: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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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의 위기에 누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까? 기업경영의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세계 굴지의 대기업들이 있었다. 외국계 회사로는 모토로라, 코닥, 내셔널, 아이와, 리먼브라더스, K마트 등이 있고, 국내 회사로는 기아, 대우, 쌍용 등 그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한때 국내외에서 초우량기업들이었다. 하지만 미래 전략과 위기관리 실패, 차세대 기술개발 실패 등으로 이제는 다른 기업에 흡수 합병되거나, 없어진 회사들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누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가? 바로 기업의 CEO이다. CEO의 가장 큰 역할은 단지 현장의 일을 열심히 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미래 생존방안에 대한 경영철학을 가지고 기술 변화나 닥쳐올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 대안을 마련하고, 구성원들과 함께 공유하며, 이에 대처하기 위한 조직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의 세계 일류 삼성은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회의에서 삼성 회장이 기업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철저한 변화와 변신의 주문을 하였기에 가능했다. 만년 적자인 위기의 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 총액 3위인 SK하이닉스로 성장하게 된 데는 경영 전략을 기반으로 미래를 보는 SK회장의 혜안과 뚝심이 있었다. 이렇듯 CEO의 경영철학과 전략능력은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적 요소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그러한 성공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연봉과 복지 등 구성원 최우선주의가 뒤따라야 한다.

    기업 CEO의 경영철학은 조직 전체에 철저히 스며들어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1인 오너로부터 시작함으로 인해 오너의 철학 또는 지시가 즉시 회사경영 전반에 스며들어 가는 조직시스템과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하지만 대학은 어떠한가? 아마 세상의 모든 조직 중에서 자율이 가장 잘 보장되어 있는 조직 아닐까. 기업과 달리 자율성이 보장된 대학을 지속 가능한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대학의 CEO인 총장은 어떠한 덕목을 갖추어야 할까?

    모 일간지의 경제 섹션에서 성공한 글로벌 기업의 CEO와 경영학자들이 위기 탈출을 위한 CEO 덕목을 제시한 적이 있다. 바로 Conviction(자기확신), Connect(소통과 연결), Change(기민한 변화)의 3C이다. 이러한 덕목은 대학 총장들에게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한 자율성이 문화로 정착되어 있는 대학에서, 오너가 아닌 관리자 지위에 있는 총장들에게는 기업의 CEO보다 더 강조되어야 할 덕목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낮은 자세로 긴밀히 소통하는 능력이다.

    대학의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강한 의지로써 게임체인저가 되어 대학 혁신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 하지만 위기와 그 극복방안에 대해 총장의 체감 정도와 교수를 포함한 구성원들의 체감 정도가 다르다면 총장의 의지는 곳곳에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최우선주의로 낮은 자세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대학혁신 전략에 대한 합리적 프로세스의 당위성과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직원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최고의 예우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과 직원 초봉·연봉 1위를 만들면서 그들로부터 ‘석희형 고마워’라는 찬사를 받은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과 같은 ‘형님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3C의 역량을 갖추고 획기적인 연봉과 복지, 긴밀한 소통으로 구성원들에게 최고의 자긍심을 부여하여 그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경쟁력 있는 대학을 만들어, ‘○○형 고마워’라는 찬사를 받는 CEO형 형님리더십을 갖춘 대학 총장을 기대해 본다.

    송신근(창원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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