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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기억의 전쟁- 양영석(지방자치부장)

  • 기사입력 : 2023-03-12 19: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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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 침략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군은 아시아지역 자유 수호라는 명분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1964년 9월 의무요원과 태권도 교관단 파견을 시작으로 전투부대인 육군 맹호부대·백마부대와 해병 청룡부대, 군수지원단, 백구부대 등 총 32만여명이 파병됐다.

    ▼베트남전 참전 대가로 박정희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전투수당, 경제개발차관 등을 지원받았다. 이 자금을 경공업 육성에 투자해 수출 장려정책을 폈고 국토개발사업에 충당했다. 하지만 전사 5000여명·부상 1만5000여명의 큰 희생을 치렀다. 베트남전 참전장병과 근로자들이 남기고 온 현지인 2세(속칭 ‘라이따이한’) 문제와 고엽제 피해 등은 후유증으로 남아 있다.

    ▼주월 한국군은 월맹군(북베트남 정규군)·베트콩(남베트남 게릴라군)과 교전하면서 상당한 전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민간인 학살로 비난받기도 했다. 당시 한국군과 같이 근무했던 미군 등의 증언에 따르면 베트남 농민들은 베트콩보다 한국군을 더 두려워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주월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기억의 전쟁’이 국내 개봉됐다. 베트남전 참전장병의 손녀로 알려진 이길보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당시 80여개 마을에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피해자와 참전장병의 증언을 담았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베트남 여성 응우옌 티탄(63)씨가 2020년 4월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티탄씨는 1968년 2월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서 청룡부대원들이 70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현장에서 가족들을 잃고 자신도 총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8살에 전쟁고아가 돼 고통스런 삶을 살아온 그녀는 ‘기억의 전쟁’ 등장인물이다.

    양영석(지방자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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