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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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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있는데 사람이 없다” 인력난에 속타는 도내 제조업체

창원 진북산업단지 가보니
신규 수주로 일감 시름 덜어도
일할 사람 못 구해 발 동동

  • 기사입력 : 2023-03-12 20: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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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제조업’ 기업들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는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이런 호황에도 일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분위기다. 기업들은 제조업 근무환경에 대한 인식개선과 외국인 숙련공을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산업단지를 찾았다. ‘철컹철컹’하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울리고 대형 트럭들이 연신 철판 등 자재를 실어나르고 있었다. 산단엔 기계 장비, 금속가공 등 다양한 제조업체들이 들어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동안 일감이 없어 시름하던 기업들은 이번엔 일할 인력을 찾지 못해 고심이 크다.

    진북산단에서 자동차 부품를 생산하는 A기업은 지난해 하반기 신규 수주를 따냈지만 인력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A업체 임원은 “새로운 라인에 투입할 인력을 충원한 지 넉 달 만에 겨우 120명을 채웠다며 ”숙련공으로 훈련시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에 채용된 인원들이 오래 근무해주길 바랄 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니어와 여성 등 다양한 인력을 대상으로 문을 열어도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납품기한을 지키려 관리직 직원들이 생산에 투입되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로 청년층이 취업을 기피하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그러나 A 업체 임원은 “최근엔 기계 자동화가 많이 이뤄져 업무강도가 많이 줄었고 공장 내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는 등 환경도 쾌적하게 바꾸고 있다. 인근 업체들보다 임금을 올렸는데도 도심과 거리가 먼 데다 한 가지 작업을 반복하는 컨베이어벨트 형태의 근로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의 ‘2022년 경남지역 실물경제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은 선박건조업 등 기타운송장비(18.6%), 자동차부품(17.4%) 호조로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5.3%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1.4%)을 3배를 웃도는 수치다. 그럼에도 일부 제조업종에서는 빈일자리(기업이 구인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달 이내로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배포한 2023년 2월 경남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 인력사정BSI(79→76)는 전월대비 하락하면서 코로나19 이전(2018~2019년 평균 95)에 비해 여유가 없는 인력 사정을 시사했다. 도내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인건비 상승을 가장 큰 경영애로로 꼽았다.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생산능력 감소는 해당 기업뿐 아니라, 이들 기업이 납품하는 원청기업 등 전방산업의 생산 차질로 이어져 제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현장에서의 인력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해 일할 인구가 줄어든 데다 청년 세대의 힘든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플랫폼 경제가 뜨면서 도심지에서 일할 수 있는 물류센터나 배달업이 젊은 생산직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시기 배달업 등 타 업종으로 이·전직한 인력이 제조업 등 구인난 기업으로의 이동이 지체되고 있다.

    산단에 있는 B업체는 “젊은 생산직 인력들이 코로나 때 배달업 등으로 많이 옮겨갔다”며 “국내 인력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는 외국인근로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 업체의 외국인근로자 비율은 20%가 넘는다.

    이에 정부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주재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인력난이 심각한 조선하청, 뿌리산업 등 6대 업종의 ‘빈 일자리’ 충원지원 맞춤형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뿌리산업 등 제조업 분야 빈 일자리의 경우 임금이나 근로여건 등 원·하청 간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스마트 공장 등 제조업의 고도화를 통해 근로여건 개선을 지원할 방침이다. 제조업에 취업해 6개월 이상 재직자가 3년간 근속할 경우 18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플러스’ 등 자산형성 지원으로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달 체류기간에 제한이 없는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E-7-4)’ 전환 선발 인원을 뿌리산업 대상으로 지난해 120명에서 올해 400명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E-7-4 비자는 최근 10년 이내 5년 이상 E-9(비전문취업) 비자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이 신청할 수 있다.

    코로나로 꽉 막혔던 외국인근로자 입국이 재개하자 중소기업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여전히 인력난에 시달리는 현장이 많아 더 많은 외국인 숙련공을 채용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B업체 관계자는 “생산인력 부족은 곧 생산차질로 이어진다. 내국인을 채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면 결국 외국인근로자에 의존하거나 완전자동화 설비를 갖춰야 하는데,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인근로자 입국 재개로 급한 불은 껐지만 대기업과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으려면 스마트공장 고도화 사업과 인력채용 제도 추가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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